가을이다하늘에는흰 구름이 두 송이열차 속 사귄 손님처럼속삭이며 동쪽으로흘러가고 있었다. 북한산 골짝머루,도토리, 다래,개암,열매 터지는 소리......버섯,억새, 통통 여문 벌레소리. 하늬는가을 산을헤매고 있었다.허리엔두 켤레의 짚신그리고 괴나리봇짐. 수건을 꺼내어이마의 땀을 닦았다.그런데 웬일일까. 여인,단풍 물든 자작나무 가지를 헤치며옷보자기 끼고산 속에 나타난 궁녀. 맑은 하늘 밑물건 없는 산 속을수놓은하늘거리는 짐승.땅의 끝에서땅의 끝으로피란길 떠나는행색이었을까. 지친 이마,쏟아진 어깨, 하늬를 보고도그녀는 놀라지 않았다. 때까치가머리 위 울었다.이 산에서저 산으로 날리는붉은 단풍잎은날짐승인가,전설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