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지금도 파면, 백제 때 기왓장
나오는 부여 군수리
농삿군의 딸이 살고 있었다.
松花가루 따러
금성산 올랐다
내려오는 길
바위 사이 피어 있는 진달래
한 송이 꺾어다가
좋아하는 사내 병석 머리맡
生花 해 줬지.
다음 담 날
그녀는 진달래,
화병에서 뽑아, 다시
금성산 기슭
양지쪽에 곱게 묻어줬다.
百濟,
천오백년, 별로
오랜 세월이
아니다
우리 할아버지가
그 할아버지를 생각하듯
몇 번 안가서
백제는
우리 엊그제, 그끄제에
있다.
진달래,
부소산 낙화암
이끼 묻은 바위서리 핀
진달래,
너의 얼굴에서
사랑을 읽었다.
숨결을 들었다,
손길을 만졌다,
어제 진
백제 때 꽃구름
비단 치맛폭 끄을던
그 봄하늘의
바람소리여.
마한 땅,
부리달이라는 사나이가
우는 아들 다섯살배기를 맴매 했다.
귓가에 희미한 먹이 졌다.
귓가의 먹을 본 동네 할아버지
아소는, 어린이의 손을 잡고
흙길에 앉아서 울었다.
마을 앞엔 정자나무가 있었고
정자나무 옆엔 두렛마당,
동네 할아버지 아소는 부리달을
두렛마당에 불러다 놓았다.
흙바닥에 나무개피로 조그만
동그라미 그어놓고 부리달로 하여금
사흘 밤낮을, 동그라미 속에 서 있게
벌줬다.
아소도 그 옆 또하나의
조그만 동그라미 그어놓고
사흘 밤낮을 서서, 밤이슬 맞으면서
함께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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