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9

가을양배추심기(20.07.25)

계속되는 장마에 더이상 수박이 익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아직은 미심쩍지만 그만 거둬 들였다. 참외도 연일 물에 젖어 엉망이다. 한 이틀정도만이라도 쨍쨍하면 좋으련만-- 수박을 거둔 장소에 가을 양배추를 심었다. 묘 반판을 5천원에 구매했다. 정확히 세어보진 않았지만 60여 포기는 심은 것 같다. 가꾸기도 비교적 쉽고 즙을 만들어 먹는데 취미가 붙었기 때문이다. 모쪼록 잘 자라주기를 바랄뿐이다.

텃밭일기 2020.07.25

흰가루병-20.07.01

참외가 한창 열려 굵기를 더해가고 있는데 흰가루병이 걸려 잎들이 시들시들 해지고 있다. 오이 넝쿨에도 약간 번진 것 같다. 대파는 끝이 누렇게 시들어 말려버리는 병이 걸렸다. 농약방에 가 얘기했더니 분제와 유제를 주었다. 두 가지가 25,000원. 사실 텃밭농사는 사먹는 것 보다 돈이 더 들어갈 수 있다. 단지 작물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함께 호흡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그 매력이 있다. 약을 타는 비율이 잘 맞는지도 모르지만 적당량 희석하여 뿌려주었다. 약을 안고서는 농작물을 키울 수 없다는 사실을 텃밭농사를 지으면서 알게 되었다. 특히 노지재배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텃밭일기 2020.07.04

강풍이 지나간 자리-20.06.30

간밤에 비가 많이 내리고 바람이 세게 불더니만 고추 두 포기가 부러졌다. 요즘 한창 풋고추를 제공 해 주고 있었는데 안타깝다. 지지줄을 진즉 쳐줬어야 하는건데 미루다보니 어릴적 쳐준 한가닥 줄로는 견디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주인을 잘 못 만난 탓이다. 남은 포기로도 두식구 먹는데는 차고 넘치지만 생명을 끝까지 지켜주지 못한 초보 농삿군의 마음이 아프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식으로 저녁무렵 부랴부랴 지지줄을 쳐 주었다.

텃밭일기 2020.07.04

20.06.26텃밭일기

오후 늦게 머리염색을 하러 나갔는데 퇴근한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기도 미장원에 왔는데 끝나면 저녁이나 먹고 들어가자는 것이었다. 나는 거의 끝나가는 과정이었고 아내는 막 시작하는 시간이라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겠기, 궁남지나 돌아 볼 생각으로 동문 주차장으로 갔다. 연꽃 사진을 찍으려 핸드폰을 꺼내보니 인선, 나영 주무관으로부터 톡이 와 있었다. "면장님! 저희 오늘 혹시 텃밭 가도 되나요?" 마침 혼자서 시간 보내기도 따분할 참이었는데 잘 된 일이었다. 둘이서 자치한다는 소릴 듣고 텃밭 얘기를 들려주었더니 시간을 낸 것이었다. 텃밭 가는 길도 알려줄겸 나영 차로 갔다. 어제 오이며 채취를 해서 먹을 게 별로 없었지만 다행히 상추와 고추 대파 한쪽, 그리고 숨어있던 오이 하나를 줄 수 있었다. 아내는..

텃밭일기 2020.06.27

나의 우정농장

지난 4월부터 친구의 권유로 난생 처음으로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다. 정년퇴임 후 보내는 시간들이 아직까지는 전혀 지루하지 않게 잘 보내고 있는데, 심심해 하는것처럼 보였는지 찬국, 민현 친구가 이따금씩 말을 꺼내곤 했다. 사소하게 들어가는 경비와 노력을 생각하면 사먹는게 훨씬 경제적이지만 작물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는 것이었다. 사실 직장을 떠난지 2년째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자유를 만끽해 오고있다. 아내가 아직 직장을 다니고 있으니 아내 출근 후 소소한 집안 살림하랴 TV시청, 유튜브 검색, 책읽기, 영화보기, 드럼연습 하다보면 하루가 쉽게 지나간다. 그런데도 그들에게 무언가 헛점을 보였나보다. 암튼 결국 찬국 친구를 따라 밭을 견학하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밭 한두..

텃밭일기 2020.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