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雲은
王命으로 체포되어
대구 감영 속 감금되었다가,
1864년 3월 10일
대구 노들벌에서 殉敎했다.
海月이 옥리를 매수하여
수운을 탈옥시키려고,
옥 안에 들어섰을 때, 수운은
담뱃대 하나 해월에게 쥐어주며
빨리 돌아가라 할 뿐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주막집,
등잔불 아래 마주앉은
문경 접주 李弼, 제2세 동학교주 해월,
先師에게서 받은 담뱃대를 쪼개니
종이 심지.
종이 심지를 펴보니
깨알 같은 붓글씨,
그대 마음이 곧 내 마음이어라
우리의 죽음은 오히려 지붕 떠받드는
기둥으로 영원한 것.
나는 고이 하늘의 뜻에 따르려노니
그대는 내일 위해 어서
먼 땅으로 피하라.
<燈明水上 無嫌隙
柱似枯形 力有餘
吾는 順受天命하니
汝는 高飛遠走하라>
들에선 농부들이
거름을 퍼내고
거름 무덤에선
아침 햇살 속
흰 김이 무럭 피었다.
장꾼으로 변장한
해월, 이필, 그리고 몇 사람은
상주의 들을 거쳐
문경 새재 아흔아홉 굽이 휘어
태백산을 찾았지.
왕실에선 천냥의 현상금 걸어
해월을 수배하고.
일찌기 수운은
두 권의 저서를 남겼다
東經大全,
龍潭遺詞,
사람은 한울림이니라
노비도 농삿군도 천민도
사람은 한울림이니라
우리는 마음 속에 한울님을 모시고 사니라
우리의 내부에 한울님이 살아 계시니라
우리의 밖에 있을 때 한울님은 바람,
우리는 각자 스스로 한울님을 깨달을 뿐,
아무에게도 옮기지 못하니라.
모든 중생이여, 한울님 섬기듯 이웃사람을 섬길지니라.
수운은
집에 있는 노비 두 사람을
해방시키어
하나는 며느리
하나는 양딸,
가지고 있던
금싸래기땅 열두 마지기
땅없는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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