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2월 부여군지역공동체활성화재단에서는 제2회 마을 공동체 한마당 행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행사를 치루는 과정에서 3번씩이나 행사 일정을 바꾸는 일이 벌어졌다.
이유가 뭘까 알아보니 군청 담당 과장이 군수와 의원들의 일정에 맞추느라 변경한 것이었다.
문제는 행사일을 정할 때에 미리 군청의 해당팀과 협의를 거쳐 주민들에게 이미 고지가 다 되었다는데 있었다.
재단의 센터 직원들만 주민들한테 이해를 구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물론 군수가 개막식 행사에 참여하여 인사를 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형편에 따라서는 그러지 못 할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고 주민들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려서야 되겠는가.
아마도 주민들이 이런 사유를 알았다면 오히려 군수를 원망했을 것이다.
그만큼 행정은 주민과의 신뢰가 최 우선인 것이다.
더구나 마을 공동체 한마당 행사는 한 두 시간 안에 끝나는 게 아니라 온종일 이어지는 행사라서 군수가
주민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 지난 제1회 때에도 군수는 점심무렵 행사장을 방문하여
각 마을 텐트를 방문하면서 주민들을 격려한 사례가 있다. 그 때에도 군수가 개막식 행사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을 당시 담당 과장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정해진 날에 행사를 진행 하였다. 그만큼 주민과의 약속을
중요시 했던 결과이다. 하기야 그 과장은 공직사회에서 존경받는 인물이니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현재의 인물은 많은 선후배들로부터 예스맨, 아부꾼, 간신배 등으로 비유되는 사람이다. 성과가 좋은 사업은 스치기만
했어도 자기의 공적으로 자랑을 하면서 그렇지 못한 일에는 자기가 깊숙히 관여한 일임에도 발뺌을 하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는 것이다.
하기야 세상은 아이러니 하게도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출세길이 빠르긴 하다.
예전에 '왜 아부쟁이가 승진하는가'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사장의 입장에서는 학력 보다는 열정, 열정 보다는 충성심을 찾아 직원을 고용하고 승진 시킨다는 것이다.
"직업이 가진 매력"이란 글 속에 "협박이나 강탈당한 경우가 아니라면 기업 안에서 사원으로 출발 해
고급 임원이나 사장이 되는 사람들 중 열정과 능력은 있으나 충성심이 없는 사람은 없다. 반면 충성심은 있으나
열정과 능력이 없는 사람도 승진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것이 바로 무능하다고 판단되고 아부만 잘 하는
상사가 사장의 총애를 받는 이유다." 라고 분석 해 놓은 게 기억이 난다.
우리 공직사회에서도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걸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말이라서 기억 해 두었었다.
예스맨, 아부쟁이, 간신 같은 평을 들으면서까지 높은 자리에 올라간들 무슨 보람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