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옛 직장 동료들과 여행을 떠났다.
가을이 익어가고 있는 10월의 마지막 주 휴일,
특이하게도 일요일에 출발하여 월요일에 돌아오는
1박2일의 일정이었다.
아침 8시 경 부여를 출발, 진영 휴게소에서 점심 식사를 한 우리는
첫 번째 목적지인 해운대블루라인파크 예약시간에 빠듯하게 도착했다.
부산은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날씨에 개의치 않는듯 많은 관광객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청사포에서 미포까지는 스카이캡슐을 타고 갔다가
청사포까지 해변열차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해운대 블루라인파크는 해운대 미포~청사포~송정에 이르는
4.8km 구간의 동해남부선 옛 철도시설을
관광자원화 한 것이라고 하는데 아름다운 해안절경을
감상할 수 있어서 그런지 외국인들도 꽤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나는 부산을 여러번 와 봤지만 이런 곳이 있는 건
이번에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청사포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해운대 달맞이길에
뷰가 좋은 카페 비비비당이 있다.
이름도 심오한 비비비당에서 멋진 풍광을 바라보며
먼 길을 달려온 여독을 풀어본다.
우리만 사용할 수 있는 방을 한 시간 가량 머물 수 있도록
예약을 하였다는데 이런 멋진 카페를 어떻게 찾아냈는지
모르겠다.
날씨가 좋았더라면 더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저녁식사 장소로 들른 광안리 한우 오마카세 "무까"
우리 일행이 9명이었는데 아마도 받을 수 있는 최대 인원수에
딱 맞아 떨어진 모양이었다.
오늘의 메뉴.
한 입에 먹기 딱 좋은 코스요리로 나오는 음식마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기분이다.
사장님과 젊은 남녀 셰프 두 분이 일하고 있었는데
음식에 대한 설명은 기본이고,
부산 관광정보 등 손님들 질문에도 답변을 잘 해 주셔서
분위기가 매우 포근하고 정이 가는 곳이었다.
요리를 하기 전에 그 날 사용할 고기 부위를 미리 보여주었다.
사전 예약은 필수이다.
전체는 담지 않았지만 그 중 몇 카트를 담아 보았다.
음식을 먹는 내내 요즘 넷플렉스에서 뜨고 있는
흑백요리사 대전의 심사위원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최상의 대접을 받은 느낌으로 식사를 마치고 예약된 숙소 안리고택에 도착했는데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또 한 번 감동을 받았다.
70평의 넓은 실내 곳곳의 감성 포인트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광안대교의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숙소 안에는 노래방 시설과 취사가 가능한 넓은 주방, 다트게임, 티타임 공간에는 향긋한 꽃차와
핸드드립 커피 기기까지 준비되어 있다.
또한 큼직한 자쿠지 스파가 있어 족욕이나 반신욕 등 원하는 물놀이를
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
방 3개로 8인 투숙시 전부 침대에서 잘 수 있으며 추가시 토퍼 등의 침구류가
제공된다고 한다. 샤워실 두 곳과 화장실은 1인용 하나 2인용 하나로구성되어 있다.
가족펜션으로 손색이 없는 곳이나 단지 화장실에 비데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게
흠이라면 흠이었다.
밤에도 여전히 비가 오락가락 하였지만 우리는 일정대로
요트체험에 나섰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으나 조명이 없는 관계로
쓸만한 사진은 건지지 못했다.
요트 체험은 처음이었는데 광안리 야경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마도 나같은 사람한테 여행계획을 만들라 하였으면
보나마나 태종대 오륙도 등 부산관광하면 매번 들르는
일상적인 곳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인선, 나영 주무관이 세우는 여행계획서는
언제나 신선하고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한다.
확실히 젊은 감성을 따라갈 수 가 없는 것이다.
그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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