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그 뜨거웠던 여름의 한 복판속에 다녀 온
명옥헌을 마지막으로 여행에 대한 열정을
잊고 지내왔었다.
좀처럼 물러서지 않을 것 같던 폭염도 자연의 섭리앞엔
어쩔 수 없는 듯, 이제는 제법 조석으로 가을맛이 풍기는
10월의 두 번째 주말을 맞이하여 다시 여행을 떠났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닌 좋은 사람들과의 동행이어서
기대되는 여행이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옥천의 부소담악이었다.
SNS에 너무 아름답게 소개되어 있어 한번은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마을회관에 주차를 하고 내려오다보니 호숫가에
넓은 주차장이 있었다. 바로 추소리 마을광장인데 우린 성급하게 주차를 하는 바람에
조금 더 걸어야 했다.
추소정까지는 황토길과 데크길, 매트길 800여 미터를 걸어야 한다.
호수가를 끼고 걷는 길이어서 지루하지는 않았다.
데크길이 끝나면 숲속으로 매트길이 이어진다.
그리 힘들지 않게 800여 미터를 걸어와 만날 수 있는 추소정.
그러나 아쉽게도 정자 출입을 막아 놓았다.
아마도 보수때문인 것 같은데 규모도 크지 않은 정자보수를
바로바로 할 수는 없는 것인지---
추소정에서 70미터 정도 내려가면 안내소 같은 건물이 있고 더 이상 내려갈 수 없게
철망이 쳐져 있다.
당연히 끝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왔는데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
안전 때문이라면 길을 정비하여 개방하는 게 맞는 일일 진대
정자도, 산책로도 관광객에 대한 배려가 겨우 이모양이란 말인가!
길 초입에서 만난 사공이 "가봐야 아무 것도 볼 게 없다"고 하던 말이
단순한 호객행위가 아니라 진실이었다.
경치라도 몇 장 담아보려는 심산으로 셔터를 누르는데 한 참 만에 만져보는
카메라가 어색하기 그지 없었다.
부소담악은 명성과는 달리 권하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드론 촬영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단지 눈으로 보는 여행이라면 실망할 수 밖에 없다.
사공의 말마따나 배를 타는 편이 차라리 나을 것 같다.
끝 부분까지 개방 되었을 때나 와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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