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2월 말 경 그리스 중부 지방에서 여객 열차와 화물 열차가 충돌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26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였으나
그 후 사망자 수가 40여 명으로 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에 "그리스 최악의 열차 사고에 본인의 책임이 있다"며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교통부 장관이 즉각 사임을 하였다.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다.
장관이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일은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일도 아니겠거니와, 우리가 전혀
경험 해 보지 못한 일도 아니다.
그런데도 대단한 선진국의 사례를 대하듯 부럽게 느껴지면서
스스로 후진국에 살고 있는 것 처럼 초라해 지는 것은
무슨 연유에서일까?
그것은 근래에 들어 너무 많은 참사를 접한데다
그 처리 과정을 지켜 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은연중 쌓인 불만과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2014년 일어났던 세월호 사건은 304명이 희생된 대형 사고였다.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을 듣고 착실하게 이행했던
꽃다운 학생들이 주로 참변을 당했다.
방송을 했던 선원들은 승객을 버리고 가장 먼저 탈출했고,
배가 침몰한 이후에는 단 한 명도 구조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원인규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며
누구 하나 책임지는 걸 보지 못했다.
작년에 있었던 이태원 참사 역시 마찬 가지이다.
언론을 통해 지휘 계통에 있었던 사람들의 부적절한 처신들이
밝혀지고 있음에도 '내 탓이오' 하는 사람은 보이질 않는다.
서로 책임을 미루며 꼬리 자르기에 여념이 없는 것 같다.
심지어 유엔 자유권위원회가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한국 정부에 권고 했음에도
이에 대한 노력 보다는 이미 충분히 조사와 수사가 이루어졌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는 것 같다.
금년 장마철 14명의 귀한 생명을 앗아간 오송 지하차도 사건도
역시 다를 바 없다.
어쩜 그리들 한결같은 모습인지 모르겠다.
도의적 정치적 책임지는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갖은 핑계로
자리에 연연하려는 모습들이 뻔뻔하게 보이다가도,
처절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애처롭기까지 하다.
국민들의 의식은 이미 선진국 수준인데 요놈의 정치는
밑바닥으로 추락하고 있으니, 이거야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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