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글 모음 115

백마강 유람선에 대한 바람

부여의 백마강 유람선은 그 옛날 황포돛배로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이제는 사진 속에서나 볼 수 있는 황포돛배의 정겨운 풍경은 아마도 30여 년은 족히 되었을 것 같다. 필자가 공보실에 근무하던 90년대 초 까지만 해도 구드래 선착장 귀퉁이에 한 척이 남아 있어서 언론기관 등에서 촬영을 할 때 사용하곤 했었는데 수 년전 부터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이렇듯 문명의 발달과 함께 백마강 유람선놀이도 세월속에 묻혀버리고 유람선의 모습도 변천해 왔다. 그런데 현재의 유람선을 타 보면 좀 아쉬운 생각이 든다. 엔진 소리가 어찌나 큰지 옆사람과 대화조차 할 수가 없다. 게다가 선내에 설치된 음향시설도 만만치 않다. 째지는 듯한 고성 일색이어서 듣기가 거북하기 이를 데 없다. 엔진 소음이 크다보니 자연 ..

지난글 모음 2012.01.28

4월이면 생각나는 이야기들

3월 평균 기온이 예년에 비해 1~2도 정도 낮았던 관계로 개화 시기가 좀 늦었다고는 하나, 비 바람 없는 화창한 봄 기운에 마음껏 기지개를 켠 벚꽃이 여기저기서 눈부신 자태를 뽐내고 있다. 우리 지역에도 보리고개로 이어지는 도로변 일부 구간이 마치 흰 구름이 내려 앉은듯 아름답다. 하지만 난 그 벚꽃을 볼 때 마다 전설 같은 얘기가 떠올라 슬퍼지곤 한다. 아름답기로 유명한 전.군 (전주-군산)가도의 벚꽃나무는 사실상 그 옛날 우리 지역에 심으려던 것을 일부 인사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지금의 그곳으로 옮겨가게 되었다고 한다. '왜놈들의 꽃을 왜 하필 부여에 심으려고 하느냐'는 게 반대 이유였단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왜놈들의 꽃이라고 한사코 반대하던 그 꽃을 보기 위하여 많은 군민들이 시간과 비용을..

지난글 모음 2012.01.28

고마우신 홍재선 선생님

고등학교 은사님으로부터 역사 강좌를 듣기 시작한지 4개월이 지나고 있다. 졸업한지 27년 여가 지났는데도 선생님의 모습은 그다지 변하지 않으셨다.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예전 모습 그대로이시니, 사람이 바쁘게 살다보면 늙는 일도 잊어버리는 모양이다. 학창시절 홍선생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늘 공포의 대상이셨다. 교내에서는 물론 방과 후 교외 지도에도 열성이셔서 학생으로서 가지 말아야 할 곳을 간다거나 신분에 어긋나는 짓을 하는 장소에는 어김없이 나타나곤 하셨다. 행여 잘못된 길을 가지나 않을까 하는 사랑의 마음이 그 어느 선생님 보다도 크셨으니 지금에 와 생각해 보면 이 또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사명감 있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셨다면 오늘날과 같은 청소년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

지난글 모음 2012.01.26

독도는 우리땅?

한. 일 수교 40주년을 맞아 '한-일 우정의 해'니 뭐니 떠들더니만, 이런 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본의 행동으로 온 나라 안이 아우성이다. 그 동안도 역사 교과서 왜곡, 야스쿠니신사 참배, 독도 영유권을 비롯한 위안부 문제 등 곳곳에서 망언을 일삼던 일본인들이 급기야는 우리 수도의 한복판에서 "독도는 일본 땅"이란 미친 소리를 서슴없이 내뱉고 있으니 정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국민을 더욱 화나고 답답하게 하는 것은 우리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이다. 분쟁지역으로 만들어 국제사법 재판소로 가려는 일본의 잔꾀에 휘말릴 우려가 있으니 아예 대응하지 말자는 게 정부가 유지해 온 입장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언제까지 함구하고만 있어야 하는 것인지 답답하기 그지 없다. 게다가 국민들의 독도 ..

지난글 모음 2012.01.26

체험관광의 문제점

현대의 관광 패턴은 시각적인 것에서 벗어나 직접 참여하여 무언가 색다른 느낌을 경험 해 보려는 체험관광 위주로 변화 해 가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각 지자체에서는 체험마을, 주말농장 등 각자 여건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여군에서도 10여 가지 종목의 체험관광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백제 8문양 탁본체험'이라든가 '백제의상 입어보기' 및 '백제토기 만들기', '백제대왕 행차' 등이 인기가 있는 것 같다. 백제8문양전은 규암면 외리의 절터에서 출토된 다양한 문양과 형상을 조각한 후 구워서 만든 백제시대 전돌로 8가지의 문양이 아름다워 인기가 대단하다. 또한 백제의상 역시 사비시대 왕, 왕비, 태자, 공주, 장군 등의 의상을 고증을 거쳐 재현한 것으로 ..

지난글 모음 2012.01.24

거북이를 사랑한 토끼

토끼는 거북이를 무척 사랑했다. 그래서 늘 연약하고 느림보 취급을 받는 거북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던 토끼는 그에게 달리기 경주를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거북이가 좀처럼 경주에 응하지 않자 토끼는 마음에도 없는 말로 거북이의 감정을 건드렸다. "야! 이 느림보 거북이야! 넌 도대체 할 수 있는 게 뭐 있니?" 토끼의 심한 언동에 약이 잔뜩 오른 거북이는 결국 경주에 응하게 되었다.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거북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토끼는 자는 척 눈을 감고 풀밭에 누워 있었다. 내심 거북이가 다가와 깨워 주기를 기다리면서--- 그러나 거북이는 토끼의 기대와는 달리 살며시 그 곁을 지나가 버리고 말았다. 토끼는 몹시 서운했지만 거북이가 결승점에 다다를 때 까지 모르는 체 기다리고 있었다. ..

지난글 모음 2012.01.24

문화관광해설사

요즈음 웬만한 관광지에 가면 어렵지 않게 문화관광해설사를 만날 수 있다. 그들은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주요 문화유적 및 지역의 연혁이나 특산물 등 자랑거리를 정확하게 설명 해 줌으로써 관광객의 이해와 흥미를 더해주는 중요한 도우미 역할을 맡고 있다. 부여군에서도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4개 지역에 배치 운영 해 오고 있다. 지난 해 까지만 해도 8명의 문화관광해설사가 활동을 하였었지만 금년부터는 16명으로 대폭 인원을 늘려서 운영한다고 한다. 물론 인원이 늘면 그만큼 운영면에 여유가 생겨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니 부여군의 관광 이미지도 더욱 향상 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당사자들의 노력과 자질 향상이 수반되어야지만 가능한 일이다. 필자가 관내 유적지를 오가며 목격한 바로는..

지난글 모음 2012.01.24

고향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정 지용 선생의 "향수" 의 일부분이다. 이 시를 읽고 있노라면 마치 선생이 고향 선배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된다. 선생의 고향이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옥천인 탓일까. 아니면 예전 우리 농촌 생활이 거의 비슷한 여건이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시는 마치 어릴 적 내 고향마을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적은 듯한 느낌이다. 사실 나는 고향 운운하는 것이 우스운 일일지도 모른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이니 먼 객지에 나가 계시는 분들이 느끼는 고향의 느낌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집에 갈 때마다 분명 무언가 달라진 모습을 느끼는 것은 다를 바가 없을 것 같다..

지난글 모음 2012.01.23

번지 점프를 하다

지난 해 12월 초, 호주 시드니와 뉴질랜드 북섬 지방을 여행 할 기회가 있었다. 처음 가보는 지역이라서 인상 깊었던 일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타우포의 번지점프' 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가 되었다. 타우포 지역은 2만 5천년 전 대규모 화산 폭발에 의해 생성된 뉴질랜드 최대의 호수인 '타우포 호수' 북동쪽에 자리한 인구 2만이 조금 안되는 소도시로서, 타우포 호수는 길이 40km, 폭 30km, 전체 크기가 606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호수이다. 이곳은 겨울철에도 평균 기온이 10도를 상회하는 온화한 기후를 가지고 있어, 호수를 이용한 각종 레저 스포츠가 성행하는 휴양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타우포 번지 점프장도 바로 이 호수에서 발원한 와이카토 강변에 위치 해 있다. 이곳에 도착하..

지난글 모음 2012.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