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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관광의 문제점

서해안 나그네 2012. 1. 24. 22:47

 

현대의 관광 패턴은 시각적인 것에서 벗어나 직접 참여하여 무언가 색다른 느낌을

경험 해 보려는 체험관광 위주로 변화 해 가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각 지자체에서는 체험마을, 주말농장 등 각자 여건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여군에서도 10여 가지 종목의 체험관광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백제 8문양 탁본체험'이라든가 '백제의상 입어보기' 및 '백제토기 만들기',

'백제대왕 행차' 등이 인기가 있는 것 같다.

백제8문양전은 규암면 외리의 절터에서 출토된 다양한 문양과 형상을 조각한 후 구워서 만든 백제시대 전돌로

8가지의 문양이 아름다워 인기가 대단하다.

또한 백제의상 역시 사비시대 왕, 왕비, 태자, 공주, 장군 등의 의상을 고증을 거쳐 재현한 것으로 누구나 손쉽게

입어볼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장소가 너무 협소하다는데 있다. 현재 탁본장과 백제의상 입어보기 체험장이 함께 사용되고 있는데

실내 공간이 너무나 협소하여 한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7,8명에 불과하다.

학생들이 수십명씩 몰려들 때면 많은 인원이 장시간 밖에서 대기해야 할 형편인데 겨울철 추위에 떨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 안쓰럽기 짝이 없다. 물론 수십 명이 일시에 들어가 체험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적어도 전돌 2벌 정도는

비치하여 한번에 15,6명의 인원이라도 탁본 체험을 할 수 있고, 동시에 한쪽에서는 백제의상도 입어볼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절실히 필요하다.

현재의 장소에서는 의상을 입고 사진촬영 한번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창문을 배경으로 증명사진 찍듯 상반신만 찍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의상을 갖춰입고 밖으로 나가 주위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싶어 한다. 이로 인해 비품의

훼손이 걱정이 되지만 그렇다고 관광객을 만류할 수도 없으니 애타는 건 종사자들이다.

적어도 왕의 옷을 입었다면 궁궐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런 세트를 배경으로 용상에 앉아 기념촬영이라도 한번 해볼 수 있어야지만 체험장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느 사람은 차라리 현재의 기사 영상 휴게실과 위치를 바꾸는 것이 낫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당장 새로운

시설을 만들 수 없다면 그것도 한번 생각 해 봄직한 일인 것 같다.

또 한 가지 운영상의 문제점은 언제까지 무료 서비스를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결국 관광 사업은 수익을 올리는 게 궁극적 목표이니 군민의 세금으로 마냥 봉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백원이든 천원이든 얼마간의 요금을 받아서 재료비 등 운영 경비에 충당하는 방법도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

종사자들의 인적 구성도 문제가 있다.
일용직 아니면 공공근로 인원으로 있다보니 사명감과 자긍심을 가지고 일하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무리한 요구가

아닌가 싶다.
이런 사정은 바로 옆 건물의 충남 관광안내소 안내원들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보수 면에서는 관광 안내소 쪽이 좀 나은 편이다.

이런 불균형의 문제는 체험장 근무자들한테 상대적으로 열등감을 주어 더욱 근무 의욕을 저하시킬 수도 있다.

기구 조직의 문제라 쉽게 해결될 일은 아니겠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들 모두에게 소속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종사할 수 있도록 정규직화 하는 문제도 고려 해 보아야 할 것이다.

금년에도 부여군은 "관광부여 활성화를 위한 7개 분야 종합계획"을 발표하는 등 관광 선진화의 야심찬 발길을 내딛었다. 물론 문화재나 유적지가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다녀갈 뿐만 아니라 부여의 첫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관광 안내소 체험장의 문제도 함께 고민해 볼 일이다.

<2005. 3. 7 부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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