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런 사람이 대표라고?(1)

서해안 나그네 2022. 11. 13. 15:14

이 곳에 입사하고 나서  가장 의아하게  여겨졌던 것 중의 하나가  

비상임대표이사에게 지급되고 있는 월 300만원의 활동비였다.

 

분명히 무보수 명예직으로 알고 있었는데 보수처럼 매월 300만원씩 지급되고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판공비가 있는 자리가 아님에도 법인 카드를 마치 '조자룡 헌 칼 쓰듯' 긁고 다니는 것이었다.

심지어 애매한 시간에 분식집에서 3만원 정도의 금액까지도 

법인 카드를 사용하는 사례가 있었다.

사전에 어떤 계획도 없이  마치  본인 쌈짓돈처럼 쓰고 다녀도 되는 것인줄  아는 모양이었다.

 

당장 끊어버리자니 들어오자마자 돈 줄 막았다고 욕할 것 같고, 규정도 불명확한 예산을

계속 집행하자니 똥 누고 밑 안닦은 것 처럼 찜찜한 일이었다.

 

정관상에는 전문가 활용수당이라는 큰 제목아래  대표이사 활동수당이라는 세부 항목이 들어 있는데

이걸 핑계로 보수처럼 지급되고 있는 것이었다.

 

실제로 팀원들이 조사한 바로는 비상임대표이사가 있는 경우 조직의 필요에 따라  그 분야 전문가를

공채하여 자문수당을 조금씩 지급하고 있는 경우는 있어도, 우리처럼 10여 명의 이사들 중 자기들끼리의

투표에 의해서 선출된 경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지자체 출자 출연기관 예산편성 지침에도 자문수당이나 위원회 수당 외에는 활동비 명목으로 

줄 수 있는 항목은 들어 있지 않다.

 

또한 실무진들을 해당분야 전공자나 경력자들로 공채를 하기 때문에  비전문가인 현 대표가 그들을 상대로

자문을 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거니와 구태여 비상임대표이사를 두면서까지 자문을 구할 일들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민고민 하던 중 지난 해 8월경 전결규정 문제로 의견 충돌이 있는 틈을 이용해 수당지급 정지를 통지하고

법인 카드를 회수하였다.

 

그 뒤 대표는 자기 심복 이사에게 사무처 직원들을 괴롭히라는 지시를 내렸고 실제로 우리 직원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발생하였다.

나한테는 씨알도 안먹히니  저항 못하는 순진한 직원들만 괴롭힌 것이었다.

 

어떻게 대표라는 사람이 자기 부하 직원들을 괴롭혀 달라는 사주를 내릴 수가 있단 말인가.

 

나는 이 일이 있은 후 나의 관념 속에서 대표이사라는 것을 완전히 지워 버렸다.

어차피 행정은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기에 그를 염두에 두지 않고 직원들이 일 잘 해나갈 수  있도록

방패막이가 되어 주기로 마음 먹었다.

 

그가 하라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가는 직원들 신상이나 사기도 문제려니와

재단 경영은 그야말로 물 말아 먹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수당 지급을 중지하였을 때가 마침 추석명절 무렵이었었는데 군수님께서 시장 방문을

앞 둔 시기였다.

직원들을 통해 들려 오는 소리가  자기 수당을 주지 않으면 군수님 방문시 수행을 안하겠다는

것이었다.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수행할 사람 많으니 올 것 없다고 했는데 안되겠던지 결국 나오긴  했었다.

 

대부분의 사회단체장들은 그 사람의 사회적 인식도나 경제력 등을 통해 지역 사회에

봉사 해 오고 있다.  그만큼 갖춰야할  덕망과 신임도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자리인 것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감투와 물욕에만 욕심이 있는 자가 그 자리에 앉았을 때에 발생하는

폐단은 불을 보듯  뻔하다.

 

월 300만원씩 지급되고 있을 당시에도 '나 돈 더 받을 수 없느냐'고 직원들한테

다그쳤다니 그 욕심의 한계는 어디인지---.

 

내가 이곳에 입사하고 난 후 몇몇 분들이 전해 준 말의 의미를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사람 돈 욕심 많으니 잘 지켜요."

 

권력있는 사람 앞에서는 자기는 돈 걱정 안한다면서 은근하게 과시하면서

뒷전에서는 수시로 돈 타령을 하는 이중 성격자.

 

과연 이런 사람을  한 조직의 대표라고 말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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