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들 결혼식에 부치는 편지

서해안 나그네 2022. 6. 2. 11:51

5월 28일  12:30분.

 

전주 그랜드  힐스턴  호텔에서  아들  결혼식을  올렸다.

 

일주일  전에  부여에서  피로연을  가졌었지만  본  게임이라서  그런지  결혼식은  더  긴장 되었다.

 

부모의  덕담이  있다길래  부족한  언변을  채우고자  간단한  편지를  썼다.

 

그런데  막상  단상에  올라  편지를  읽으려니  감정이  복받쳐  올라  읽을  수가  없었다.

 

흙수저  집안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에도  부모의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저희들끼리

 

보내야  했던  시간들이  대부분이었다.   어느  날  저녁  때  돌아온  아내에게  아들녀석이 

 

누나가  저를 혼낸다면서  울먹이던  모습은  지금도  내  가슴속에  찐하게  남아 있다.

 

그  후로도  성장하면서  제  나름대로  아픔이  많았을텐데도  다들  착하게  커 주었고

 

오늘  이렇게  어엿한  반려자와  서  있는  모습을  보니  지난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통제할  수  없는  눈물샘을  억누르며  시종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겨우  읽었다.

 

얘들아!   고맙다.   아빠  마음  알고  있지?

 

 

 

 

 

 

 

 

 

대현아!  축하한다.

 

언제  클까  싶던  네가  어느 새  장성하여  어엿한  반려자와  함께  서  있는  모습이

 

참으로  대견  스럽구나.

 

충분하게  뒷바라지를  못해줬음에도  불만  한  번  내색하지  않고

 

착하게  자라준  것만도  고마운데  이렇게  어여쁜  며느리까지  안겨  주다니

 

참으로  기쁘고  감사  하구나.

 

아빠가  생각하기엔  네가  하림이를  만난  것은  그 동안  네가  해  온  일중에서

 

가장  잘  한  결정이  아닌가  싶다.

 

그  마음  영원히  변치말고  사랑하며  살아가길  바란다.

 

 

나의  사랑하는  며느리,  아니  내  딸  하림아!

 

우리  가족이  돼  줘서  너무너무  고맙다.   

 

계절의  여왕  5월이라지만  오늘은  너의  모습이  훨씬  눈부시게  아름답구나.

 

사람의  마음이란  묘한  것이어서  네가  내  가족이  되겠다고  결정한  후부터는 

 

서로  얼굴을  익혀가는  그런  사이가  아니라,  이미  오래전  부터  함께  살아 온  사람처럼

 

정겹게  느껴졌단다.

 

며느리가  아니라  딸같은  느낌에  인연이란  이런거구나  생각되더라.

 

 

요즘  내가  며느리  자랑을  하도  많이  하고  다녔더니

 

어떤  이가  식구들  자랑은  하지  않는거라고  하더라만,  그깟  푼수  소리좀  들으면  어떠니,

 

나는  네가  그만큼  예쁘고  자랑스러운걸!

 

앞으로 우리  다섯  식구  알콩달콩  잘  살아보자구나.

 

 

대현아,  하림아!

 

부부가  서로  부르는  말  중에  '여보,  당신'이란  말이  있지?

 

여보라는  말은  같을  려,  보배  보자로  보배와 같은  사람이란  뜻이고,

 

당신은  마땅할  당  몸  신자로  내몸과  같다는  뜻이란다.

 

부부 일심동체란  말이  있긴  하다마는  개성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났는데

 

어떻게  항상  일치  할  수만  있겠니.

 

서로  의견이  다르고  감정이  격해질  때면  저  사람은  나의  보배요  내  몸과   같이

 

소중한  사람이란  걸  명심하고  서로  보듬고  감싸며  살아가길  바란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거든  혼자  가고,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라"는 

 

말이  있듯이,  앞으로의  긴  인생  여정을  둘이서  손잡고  잘  헤쳐  나가려무나.

 

 

다시  한  번  너희들의  결혼을  축하하며  하객  여러분께도  거듭  감사  드립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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