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백령도 1박2일(1)

서해안 나그네 2015. 8. 9. 23:35

 8.1~2일, 약 2년여 만에 백령도를 다시 찾았다.

여지껏 멀미라는 것을 모르고 살아온 나에게 배멀미의 고통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 주었던 곳, 백령도.

그 곳을 다시 가기 위해  네 부부가  새벽 5시경 부여를 출발했다.

2시간 반 가량을 달려 도착한 인천 연안부두에는 안개가 자욱하여 여행객의 마음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결국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은 9시 반에서야 배가 움직였다.

그나마 다행인것이 전날에는 12시에 출발하였다니 오히려 행운을 잡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말처럼 미리 겁먹고 마신 멀미약에 취해

비몽사몽간에 4시간 가량을 뒤척이다가 백령도에 도착했다.

 

 

 

 

우리가 묵었던 백령모텔.

하선 후 곧장 모텔에 짐을 풀고 주인 아주머님께서 직접 농사를 지어 만드신 토속적인

음식으로  가득한 점심상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순식간에 비워 버렸다.

특히 놀래미를  구어서 내놓았는데 맛이 일품이었다.

 

 다음 날 아침상에는 광어구이가 올라왔고 구수한 미역국이 속을 아주 편안하게 해 주었다.

시설은  현대적이진 못하지만 하룻밤 여정을 푸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시골 처가나 친정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점심 식사 후 곧장 백령도 관광에 나섰다.  전에 다녔던 코스의 반복이었지만  이번엔 가까운 친구들과의

여행이라서 마음도 편하고 즐거웠다.  몇 년 전에  울릉도와 독도를 아주 재미있게 다녀온 그 멤버 그대로였다.

 

 

 

 

오후 2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백령도에는 아직도 안개가 걷히지 않았다.

백령도는 지금이 장마철이라고 하는데  이 또한 중요한 여행의 참고 자료가 될 것 같다.

 

 

용틀임 바위

 

 

 

 

 

전에는 시야가 그렇게 좋았었는데도 가마우지를 보지 못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여기저기 많은 가마우지떼가 눈에 들어왔다.

 

 

백령도에서는 어디서나 해당화를 만날 수 있다.

 

 

 

좌측에 보이는 나무가 백령도 연화리 무궁화 나무이다.

천연기념물 제521호로 지정돼 있으며, 높이 6.3m로 국내에서는 제일 크다고 한다.

무궁화 수명은 보통 40~50년이라고 하는데 100년 안팎의 연화리 무궁화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란다.

백령도 관광코스의 하나인 중화동 교회 계단을 오르다 보면 오른쪽에 서 있다.

 

 

중화동 교회 마당가에 전시되어 있는 종.

원래 교회 종소리 하면 이 종소리가 원조가 아닌가 싶다.

 

 

 

 

 

최초의 기독교 복음 전례지 중화동 교회

 

1898년 백령도 진의 첨사 자문역으로 참사 벼슬을 지냈던 허득이 복음의 씨앗을 받고 그 곳에

유배되어온 김성진, 황학성, 장지영 등과 함께 한학 서당에 중화동 교회를 설립하게 되었다.

 

 

 

백령기독교 역사관 내부 전시물

 

 

 

 

 

 

 

 

 

 

 

 

 

 

다음으로 찾은 곳은 천안함 위령탑.

육지보다는 좀 덜 더웠지만 그래도 폭염이 계속되고 있었다.

위령탑까지는 비탈길을 제법 올라가야 하는터라 차 안에서 쉬고싶었지만 다들 백령도는 처음이니 의리상 동행할 수 밖에---

주차장 주변에 이런 사진판도 만들어져 있고  주차장을 확대 하려는지 한 창 공사중이었다.

 

 

 우리 부여군 은산면 출신의  민평기 상사를 비롯한 천안함 46용사의

얼굴들이 동판으로 새겨져 있다.

 

 

 

 

 

위령탑 뒤에서 내려다 본 주위 풍경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

 

 

 

다음으로는 두무진 해안을 돌아보는 수상관광 코스.

우리팀 외에 한 두 팀이 더 있었지만 소수의 인원이었기 때문에 작은 유람선을 타게 되었다.

지난 해 세월함 사고 이후 발길 끊어진 관광객의 여파가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단다.

아닌게 아니라 지난 번 여행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가마우지가 박쥐처럼 이렇게 바위에 매달려 생활하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 모습이 신기 하기도---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지만  물속에서 머리만 내밀고 있는 귀여운 물범 모습도 멀리서 볼 수 있었다.

인천 아시안게임 마스코트가 물범이라고 한다.

 

 

 

 

 

 

 

 

해상관광이 끝나고 두무진 해안을 걷는 올레길 코스가 있다.  갔다오는데 약 30분 정도 걸린다.

 

 

 

 

 

 

올레길을 따라 다다른 두무진 해안.  선상에 보던 느낌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다.

 

 

 

 

 

 

 

 

 

 

 

 

 

 

두무진 해안 산책을 끝내고 그 곳에서 저녁을 먹었다.

1인당 3만원꼴의 회를 먹었는데 횟집의 환경이나 나오는 음식으로 보면 결코 싼 편이 아니다.

그러나 여행은 여행지의  법을 따라야 제맛이 나는 법이니 세심하게 신경쓸 필요는 없다.

즐겁고 맛있게 먹으면 그게 여행의 맛이 아닐까?

우리는 해삼 한 접시를 구입해서 숙소 앞마당에  즉석 카페를 차리고  여흥을 이어갔다.

가져온 해삼이 돌덩이처럼 단단하게 굳었지만 여름밤 우리들의 추억은 한없이 부드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