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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나그네 2012. 1. 13. 22:25

 

7월 월례모임이었다.

그날 나는 수상자들한테 여느 때 보다도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요즈음 포상이 남발 하는데다 나눠 갖기 식이 되다보니 그 의미가 퇴색되어 버린 지 오래인데,

그날수상자는 모두가 상을 받아 마땅한 사람들이 선정되어 기분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수상자들이 그렇게 가슴에 와 닿는 경우는 정말 오랜만의 일이었다.

상이란 이렇듯 받을만한 자격의 소유자가 받아야지만 주는 사람 받는 사람,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제 삼자까지도 모두가 즐거워지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부여군 군민대상 선정을 앞두고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상을 받기 위한 로비에 나섰다는

소식을 접하고 씁쓸한 기분을 지워버릴 수가 없다.

상이란 그 사람이 행한 공적의 많고 적음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지당한 일임에도 로비라는 엉뚱한 발상을

하였다는 것은 과거의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실제로 몇 년 전 군민 대상을 놓고 좋지않은 여론이 있었다.
군청 현관에 걸려있던 시상식 장면의 사진이 여론에 밀려 철거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 당시도 로비 의혹이 강하게 제기 되었고 로비를 거절했던 의원 한 분이 심사 과정에서 여러 이유를 들어 부당함을 주장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필자도 내막을 알고 싶어 해당 부서에 찾아가 공적조서를 살펴 본 적이 있다. 그는 면단위의 조그만

단체장을 맡고 있었는데 그의 공적이라는 게 거의 모두가 직위를 이용한 선심성이란 느낌을 받았다.

한마디로 돈 없는 사람은 상도 받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물론 재산이 있어 남에게 베푼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 바탕에 순수한 인간애와 도덕성이 갖추어져 있을 때 빛을 발하는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어떤 이유를 들어 그를 선정했을까 의아해서 회의록을 보자 했더니 오고가는 말들이

너무 많아서 작성하지 못했다는 것이 실무자의 답변이었다.

부여 군민대상은 이름 그대로 부여 군민이 주는 자랑스러운 상이다. 걸맞는 대상자가 없으면 안주면 그뿐, 사사로운 감정에 이끌려 억지로 대상자를 만드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한다.

제발 올 해 만큼은 소위 사회 지도층이란 분들이 심사위원으로 대거 참여하면서 가정 파괴범에게 상을

주었다거나 감투 좋아하는 자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는 등의 비난이 나오지 않도록 심사숙고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2004.9.14 부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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