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아울렛과 롯데마트 입점 관계로 요즘 부여군내가 시끄럽다.
사실 그동안의 분위기로 보아서는 이렇게 시끄러워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는데
지난 4월 보궐선거를 거치면서 정치인들이 자기 입맛대로 말을 쏟아놓는 바람에 묘하게 꼬인 탓이다.
일부 상인들이 반대 의견을 내놓긴 하였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이들도 입점을 막을 수는 없는 상황에서
뭔가 하나라도 더 좋은 방안을 얻어내자는데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고, 그것은 그들로서는 당연히 내야 할
목소리였다.
전문 기관을 통해 실시한 여론조사의 결과에서도 일반 군민의 60% 정도가 입점 찬성 의견을, 그리고 83%가
관광객 유입 및 지역개발 촉진 등으로 부여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롯데마트가 부여 상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68%가 영향이 없거나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물론 상인들은 63%가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37%는 영향이 없거나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답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많은 사람들의 견해는 부여 상권은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다는데 별 이견을 보이지 않는다.
상인들은 인구감소를 영업부진의 첫 번째 이유로 들고 있다. 그 말도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7만이란
소비자가 남아 있는데 그마저 외지로 빼앗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품의 구색을 갖추지 못한데다 비싼 가격, 불친절, 주차난 등 소비자 중심의 영업이 이루어지지 못하다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근 도시로 원정쇼핑을 떠나는 게 아닌가 싶다.
대형점포가 들어서면 당연히 피해를 입게 되는 소상인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려는 노력과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업종의 체질개선은 물론 규모화, 특성화를 통해서 대형점포와 맞설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가게마다 자기만의 특성을 갖추고 지역이 하나의 백화점 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마인드로 임할 때 소비자는 저절로
찾아오게 될 것이다. 지금처럼 과일가게인지 채소가게인지 구분 지을 수 없을 정도로 각자의 특색을 갖지 못한다면
잃어버린 경쟁력을 영영 되찾을 길이 없다.
롯데아울렛이 개장되면 연간 약 250만 명의 인파가 찾아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새로 고용되는 종업원만도 600여 명이 된다고 한다. 물론 문화단지에 오는 인원이 다 시가지로 나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기왕 부여라는 관광지에 왔다면 그 중 상당수는 지역을 둘러보고 갈 것임은 틀림없는 일이다.
따라서 인구가 적다는 핑계도 더 이상은 말 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롯데가 아무리 많은 사람을 몰고 온다 해도 그 사람들을 불러들일만한 매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것이 곧 상인을 비롯한 부여군민 모두가 고민하여야 할 일이며, 롯데와 함께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가야할
상생의 문제이다.
롯데가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마도 발 빠른 사람은 이미 모든 준비를 끝내고
개점만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어떤 자극에 의하여 사람이 변화하듯 지역의 상권도 마찬가지이다.
롯데가 가져온 충격은 어차피 경쟁력 없는 업종은 도태시키고 틈새를 이용한 새로운 업종의 탄생을 가져올 것이며,
매장의 규모화, 특성화를 이루어 생존의 길을 찾아가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동안 너무나 안일하게 지내온 구태의 허물을 벗어야하는 고통이 따르겠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서 상권이 성장하고
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부여에 하이마트가 입점할 당시 지역 전자 대리점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기업에 맞서 점포의 환경개선 등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통해서 오히려 지역의 전자 상거래가 한 단계
동반 성장할 수 있었음은 이를 잘 증명해 주고 있다.
최근 부여군에서는 도심상권 활성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등 도심상권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때로는 실무자로서 매우 큰 부담을 느낄 정도로 재래시장 및 도심상권에 대한 지자체장의 관심도도 지대하다.
그러나 아무리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지자체장이 신경을 쓴다 해도 당사자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내 앞에만 큰 감 놓겠다는 욕심과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새롭게 출발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그렇질 못한 게 지금의 현실이다.
혹자는 말한다, 앞으로 20년 안에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거라고.
그리고 부여의 상인들은 아직 배가 덜 고픈 것 같다고.
기분 나쁘겠지만 고객들이 전하는 말이니만큼 귀담아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롯데 때문에 다 죽게 생겼다고만 말하지 말고 역으로 절호의 기회가 왔다는 역발상을 가져보라.
서두에서도 언급한바와 같이 정치인들 역시 각성이 필요하다.
군민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어느 것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가를 생각하기 보다는 일부 여론을
빌미로 자신들의 인기몰이에 급급한 나머지 법과 규정을 무시한 가당찮은 이유로 행정의 발목을 잡는가 하면
투자 기업에 부담을 주는 행동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계획된 투자가 조속히 완료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준 후에 2차, 3차 투자를 유도해야 옳은 일이다.
역할 분담에서도 힘의 논리보다는 국회의원은 국회의원대로 군수는 군수대로 각자의 영역에서 서로
조화를 이룰 때 지역이 안정되고 군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쇼인가를 군민은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 21C 부여신문 2013.7.4일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