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부여의노래

서해안 나그네 2013. 6. 12. 00:02

 

  대중가요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해진 곳이 전국에 많이 있다.

한 많은 대동강,  목포의 눈물, 금산 아가씨, 소양강 처녀 등 언뜻 생각해도

여기저기 지역을 대표하는 곡들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이 노래들은 대부분 그 지역의 빼어난 경관이나 시대적 역사성을 배경으로 우리네 삶속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그 생명력을 유지 해 가고 있다.

 

그런데 한 지역을 배경으로 몇 곡이 아닌 무려 100여곡의 노래가 만들어져 불리우고 있는 곳이 있다면

여러분은 믿겠는가.

1400년 전 백제의 찬란한 역사문화를 간직한 사비성 부여가 바로 그곳이다.

 

 

사람들은 흔히 부여의 노래하면 "백마강 달밤에 물새가 울어

잃어버린 옛날이 애달프구나--"로 시작되는 이인권의

'꿈꾸는 백마강'이나,  "백마강에 고요한 달밤아  고란사의

종소리가 들리어오면--"으로 시작하는 허민의 '백마강'을

떠올리게 된다.

 

 

실제로 이 두 곡은 부여를 대표하는 노래로 대중이 애창하고

있고  백마강 유람선을 타고 고란사에서 구드래 방면으로

올라치면 마지막에 이 노래가 흘러나와 듣는 이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들어 준다.

 

노래의 소재가 된 백마강 위에서 직접 노래를 들으며 따라 부를

때면 관광객이든 모처럼 고향을 찾은 출향인이든 심지어는

부여에 살고 있는 사람조차도 색다른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김정구의 '백제의 봄빛' 과 '낙화삼천', 손인호의

'백제야화'  남인수의 '한 많은 백마강', 명국환의 '백제왕의 최후',

이미자의 '삼천궁녀. 사랑의 선화공주. 부여 낙화암'

엄정행의 가곡 '낙화암' 등 수많은 가수들이 부여의 자연과

백제의 한을 노래했다.

 

이렇게 많은 부여의 노래가 있다는 사실이 지역에 알려지게

된데는 윤준웅 부여문화원장의 숨은 공로가 크다.

그는 다년간 이 노래들을 찾아다니며 사비를 들여 LP판이며

음원을 수집 해 오고 있다.

 

지난 해 12월에는 KBS라디오 모 프로그램 담당자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 지속적인 어필로 결국 한 시간 동안 부여의 소개와

더불어 부여의 노래가 전국은 물론 해외 교포들에게까지

방송된 적이 있었다.

필자도 녹화분을 가지고 있어서 이따금씩 들어보곤 하는데 들을 때 마다 새로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부여군에서도 2012년 58회 백제문화제 프로그램의 일부로

제1회 백마강 가요제를 열어 큰 반응을 얻었다.

올 해는 홍보 차원에서 인기 가수들을 초청, 본인의 노래와

부여 노래를 부르는 시간으로 꾸며졌었지만 앞으로는 순수한

아마추어들이 참여하는 가요제로 발전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현재까지 나온 곡들이 대부분 백제의 한을 소재로 한 애절한

트롯트 계열이 많아 저절로 가슴을 저미며 불러야 하는

노래들이지만,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창작가요 부문도 경연에

포함한다면 시대에 맞는 미래지향적인 노래도 생겨나

서로 조화를 이루게 될 것이다.

부여가 가지고 있는 자연경관이나 역사성을 생각할 때  그 어느

가요제보다도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현재 나와 있는 100여곡의 노래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노래집과 음반 제작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이것은 단지 노래를 모으는 것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부여의 새로운 역사이며 대내외에 부여를 알리는 관광자원이

될 것이다.

 

그동안 민간에서 부여의 노래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보여주었다면 이제는 관에서 그 결실을 맺어줄 때라고 생각한다.

부디 훌륭한 결과물이 산출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 한국문화연합회 충청남도지회  <충남문화 16호>에 게재-

 

 

 지난 연말 문화원에서  원고 청탁이 들어왔다.

건성으로 대답은 해놨는데 더 이상 말이 없길래 그냥 지나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불똥이 떨어졌다.

생각끝에 예전에 썼던 부여의 노래에 대한 얘기가 생각나 다시금 각색을 했다.

섰던 글을 조금 고쳐 다시 써먹으려니 왠지 찜찜한 기분이 었는데

나중에 통장을 보니 적잖은 원고료까지 들어와 더욱 미안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회를 살릴 줄 알아야  (0) 2013.06.19
눈물, 그것은--  (0) 2013.06.13
라면 때문에 고민하다  (0) 2013.03.19
이런 사람이 군의원이라니  (0) 2012.09.26
수상무대의 진실  (0) 2012.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