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 춘포면 춘포4길 66-6에서 3시까지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몇몇이서 번개 출사를 나가자는 것이었다.
때마침 내 생일겸 어버이날을 맞아 내려왔던 가비를 보내고
허전한 마음으로 TV를 보고 있었는데 잘됐다 싶어
얼른 길을 나섰다.
마을 주차장을 찾아 주차를 하고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골목을 기웃거려 보는데
이 동네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커다란 동네에 인적은 별로 없고 빛바랜 커다란 건물들이 많다.
근대화 거리같다.
일행들을 만나 낯선 골목으로 들어간다.
낡은 대문 옆에 배우 안성기 사진이 붙어 있어 뭔가 궁금함을 자아낸다.
옛 건물 그대로 자연 그대로---
이곳은 108년 된 도정공장으로 일본인 호소가와 모리다치라는 사람이 세웠다고 한다.
그 동안 정부, 민간 소유 도정공장으로 운영되다 1998년부터 방치되어 오던 곳에
2022년 4월 경부터 조덕현 작가의 개인전이 진행되고 있다.
마당에 버려진 듯한 폐차는 카페이고, 뒤에 보이는 숲 풀밭에는 김용택 시인의
작품들이 작은 소품의 물 위에 떠 있다.
커피 맛이 제법이다.
시간이 멈춰 버린 듯한 빛바랜 모든 것들, 그 자체가 예술이 아닐까!
입구에 누군가를 기다리는 의자들
잠망경 원리를 이용한 듯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춘포역사.
지금은 쓸쓸함이 감돈다.
1914년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춘포면 대장촌.
우리의 아픈 근대문화 역사를 안고 있는 마을이 가까운 곳에
있음을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동네를 구경하는 동안 조정래 선생의 아리랑 줄거리가 계속 떠 올랐다,
이곳도 아리랑의 배경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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