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이 회사에 입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업무용 차량을 임대하여야 하는데 대표이사와 직원들간에 이견이 있다고 팀원이 걱정을 하고 있었다.
행사가 많으니 짐 운반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SUV차량을 구입하여야 한다는 게 직원들의 의견인데 반해,
대표는 소나타와 모닝을 주문했다는 것이었다. 이유인즉 소나타는 자기 의전용으로 모닝은 직원들 출장용으로
사용하라는 것인데 운전은 누가 하느냐는 질문에 주임급에서 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어안이 벙벙 했다.
요즘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
군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신생 재단에서, 더구나 명예직 비상임대표이사가 무슨 놈의 의전차량이 필요하며
게다가 일반직으로 선발된 직원에게 운전기사 노릇을 하게 할 생각을 하다니---
또한 요즘 같은 세상에 소나타 타고 폼잡고 다닌다 해서 누가 알아나 주겠는가.
이런걸 용납한다면 내가 이곳에 와 있을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현명한 팀원이 사전에 직원들 의견을 조사한 것을 근거로 직원회의에서 SUV차량으로 결론을 내 버렸다.
이렇게 해서 두 대의 SUV차량을 임대하게 되었고 직원들이 편리하게 잘 사용 해 오고 있다.
당시 나는 이 일을 겪으면서 '이 사람 힘들겠구나' 생각했었는데 1년 여를 지내오면서 역시나 하는 생각을
저버릴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