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 마카롱을 만들어 볼 기회가 있었다.
우리 재단 상권활성화지원센터에서 진행한 부여시장 생활교육 프로그램 중
원데이클래스로 마카롱 만들기 교육이 있었는데 때마침 결원이 발생하여
미라 주임의 안내로 참여하게 되었던 것이다.
쑥스러운 마음으로 강의 장소에 도착 해 보니 젊은 여성분 두 명이 도착 해 있었다.
인사를 하는데 의례적인 인사려니 목례로 답하고 강사님의 설명을 듣다보니
어딘가 낯익은 얼굴이었다. 바로 홍산공공도서관에 근무하는 잘 아는 직원이었는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데다 오랜만이어서 미처 몰라 보았던 것이다.
그들은 나를 바로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냈는데 받아들이는 내 반응이 그랬으니
얼마나 떨떠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꼬끄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몬드 가루와 슈가 파우더를 볼에 담아 섞은 후
채망에 담아 걸러준다.
다음으로 계란 흰자와 설탕을 이용 거품기로 머랭을 만들어
미리 섞어 둔 가루에 넣는다.
머랭 위에 원하는 색소를 한 두 방울 넣고 거품기로 가루와 머랭을 섞어 주는데
이 때 색소는 세방울 이상 넣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반죽이 끊어지지 않고 떨어질 정도면 짤 주머니에 넣는다.
원이 그려진 유산지 위에 마카롱 꼬끄를 만들어야 하는데 뿔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 하여야 한다.
하지만 처음 해 보는 실력으로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멋 없이 만들어진 꼬끄 쟁반을 강사분께서 테이블에 탕탕치니 모양이 평평하게 퍼졌다.
아하! 다 방법이 있었구나.
약 15분 정도 건조 후 20분 가량 오븐에 넣고 구운다.
강사님께서 종류별로 넣어주신 필링을 뒤집어 놓은 한쪽면에 올린다음 짝을 찾아 맞춰준다.
다음엔 토핑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붙여 모양을 낸다.
나는 그림을 잘 그릴 줄 모르니 가족들 이름을 쓰기로 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느 토핑은 너무 묽어 끝맺기가 힘들고
또 어느 토핑은 쉽게 굳어버려 자주자주 뜨거운 물에 담갔다 사용하여 한다.
간단하게 여겼던 실습이 두 시간 가량 진행되면서 허리도 아프고 팔도 아팠다.
마카롱이란 게 먹기는 쉬워도 만들기는 어렵구나 하는 걸 처음 알았다.
아마도 그래서 가격이 비싼 편인가 보다.
어렵게 만들었지만 다 만들고 나니 기분이 좋았다. 양도 많아서 케익 상자에 가득 담고도 남아서
별도로 담아왔다.
때마침 다음날이 예비 며느리가 집에 인사오는 날이었는데 마카롱을 선물로 주었다.
자기 이름이 새겨진 마카롱을 보고 가슴이 울컥 하였단다.
사진을 찍어 친구들한테 자랑을 한 모양인데 요즘 이렇게 핫한 시아버지가 있느냐며 부러움을 샀다는 얘기를
아들로부터 전해 들었다.
아내로부터 나이 먹은 사람이 별 짓 다 하고 다닌다는 핀잔도 만들 때 다리 아프고 허리 아팠던
기억도 그 소리에 다 사그라 들었다.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준 미라주임, 그리고 함께 수강하며 사진까지 찍어준
다슬씨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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