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국립박물관 앞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있다.
행정의 지원을 받지 않고 군민들의 순수한 정성으로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다.
나는 공로연수중이었지만 공무원 대표로 공동집행위원장을 역임했다.
공무원노조위원장을 한 탓으로 아마도 나를 추천한 것 같았다.
크게 할 일도 없는데다 보람있는 일이라 여겨져 쾌히 승락했다.
또한 7명의 실무 집행위원에도 들어가 매주 목요일 밤마다 노리터 카페에 모여
회의를 하며 사업추진에 대한 의견들을 나누었다.
그 모든 것의 정점에 추진력 있는 김대열 선생님이 계셔 가능한 일이었다.
그 때는 나도 정말 열심히 성금을 모으러 다녔던 것 같다.
전 근무처의 지인들, 친구들, 후배 공무원들, 심지어는 아내를 설득해 아내의 직장 동료들한테까지도
손을 뻗쳤다. 다행이 모두들 높은 참여율을 보여 주었다.
아주 보수적인 지역에서 혹 이념적으로 생각해서 반대하지나 않을까 걱정했었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계획했던 기간내에 성금이 모아져 뿌듯한 마음으로 건립식을 마칠 수 있었다.
그걸로 나는 끝이었다.
그 후로 소녀상을 돌보는 일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못했다.
이곳을 지나칠 때 마다 누군가 끊임없는 보살핌의 손길이 느껴져 미안한 생각이 들곤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행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제막 당시의 모습
앉아있는 모습의 소녀상이 주였지만 우리는 평화의 세계로 나아가는 진취적 모습을 담아내기 위하여
입상의 소녀상을 택했다.
날씨가 추우면 누군가 털모자며 장갑을 끼워주고 이렇게 주위를 꾸며주시는 분들이 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