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20.06.26텃밭일기

서해안 나그네 2020. 6. 27. 00:31

오후 늦게 머리염색을 하러 나갔는데 퇴근한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기도 미장원에 왔는데 끝나면 저녁이나 먹고 들어가자는 것이었다.

 

나는 거의 끝나가는 과정이었고 아내는 막 시작하는 시간이라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겠기, 궁남지나 돌아 볼 생각으로 동문 주차장으로 갔다.

 

연꽃 사진을 찍으려 핸드폰을 꺼내보니 인선, 나영 주무관으로부터 톡이 와 있었다.

 

"면장님!  저희 오늘 혹시 텃밭 가도 되나요?"

 

마침 혼자서 시간 보내기도 따분할 참이었는데 잘 된 일이었다.

둘이서 자치한다는 소릴 듣고 텃밭 얘기를 들려주었더니 시간을 낸 것이었다.

텃밭 가는 길도 알려줄겸 나영 차로 갔다.

 

어제 오이며 채취를 해서 먹을 게 별로 없었지만 다행히 상추와 고추 대파 한쪽, 그리고

숨어있던 오이 하나를 줄 수 있었다.

아내는 이미 여러차례 자기 동료들에게 뜯어다 나누어 주었지만 내가 남에게 준 것은

처음이었다.  

 

비록 친구 덕택으로 텃밭을 가꾸고 있지만 내가 직접 기른 농산물을  사랑하는

직장 동료들에게 줄 수 있다는 게 마음 뿌듯했다.

 

앞으로도 언제든 와서 뜯어가라 했다,  무엇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소중한 사람들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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