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늦게 머리염색을 하러 나갔는데 퇴근한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기도 미장원에 왔는데 끝나면 저녁이나 먹고 들어가자는 것이었다.
나는 거의 끝나가는 과정이었고 아내는 막 시작하는 시간이라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겠기, 궁남지나 돌아 볼 생각으로 동문 주차장으로 갔다.
연꽃 사진을 찍으려 핸드폰을 꺼내보니 인선, 나영 주무관으로부터 톡이 와 있었다.
"면장님! 저희 오늘 혹시 텃밭 가도 되나요?"
마침 혼자서 시간 보내기도 따분할 참이었는데 잘 된 일이었다.
둘이서 자치한다는 소릴 듣고 텃밭 얘기를 들려주었더니 시간을 낸 것이었다.
텃밭 가는 길도 알려줄겸 나영 차로 갔다.
어제 오이며 채취를 해서 먹을 게 별로 없었지만 다행히 상추와 고추 대파 한쪽, 그리고
숨어있던 오이 하나를 줄 수 있었다.
아내는 이미 여러차례 자기 동료들에게 뜯어다 나누어 주었지만 내가 남에게 준 것은
처음이었다.
비록 친구 덕택으로 텃밭을 가꾸고 있지만 내가 직접 기른 농산물을 사랑하는
직장 동료들에게 줄 수 있다는 게 마음 뿌듯했다.
앞으로도 언제든 와서 뜯어가라 했다, 무엇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소중한 사람들이기에.
'텃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흰가루병-20.07.01 (0) | 2020.07.04 |
---|---|
강풍이 지나간 자리-20.06.30 (0) | 2020.07.04 |
20.06.25 텃밭일기 (0) | 2020.06.26 |
우정농장의 현재모습 (0) | 2020.06.19 |
나의 우정농장 (0) | 2020.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