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작은 섬에 펼쳐진 또 하나의 비원, 보령 상화원

서해안 나그네 2019. 9. 22. 14:41

"여기 어떤 이가 만든 비밀의 정원이 있다.

처음엔 그저 홀로 즐기기 위해 시작됐지만, 어느덧 20여 년이 지난 지금 이곳은 누구나

찾아가 쉬며 누릴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정원의 둘레를 휘감는 1km 넘는 지붕 회랑을 만든 수고로움이 그것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섬을 찾는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보다 근사하고 편안하게 정원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고된 시간과 예사롭지 않은 신념 없이는 불가능한 프로젝트다.


게다가 급히 완성할 목적으로 효율성만 추구하지도 않았다. 원래 살던 죽도 주민의

발자국이 겹쳐져 생긴 오솔길을 따라 오르면 오르는 대로, 내리면 내리는 대로,

틀어지면 틀어지는 대로, 땅의 흐름과 박자를 맞추며 천천히 조급하지 않게 지었기에

3년 넘게 걸렸다고 한다.


도중에 만난 나무는 하나라도 베는 일없이 곁을 돌아가거나, 아예 회랑 바닥과 천정에

구멍을 내는 식으로 품어 버렸다. 조화를 숭상한다는 이름에 걸맞은 회랑이다.

그러기에 상화원은 비단 아름다운 풍광뿐만 아니라 시간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곳이고

뜻과 의지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언뜻 단순해 보이는 경치를 가진 이곳을 많은 사람들이 찾고 감정적으로 진한 무언가를

느끼며 또 존경스런 마음으로 거니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급조된 것만 성행하는 우리 사회에서 뭔가 다른 내면의 성숙과 정직한 부지런함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 환경과 조경 2017년 2월호 수록분 일부 -


상화원을 아주 잘 표현한 글인것 같다.





6천원의 입장료를 내고 방문자 센터를 방문하면 커피와 떡을 내어 준다.





방문자 센터쪽에서 바라본 숙소들.

아이러니하게도 상화원은 안희정 전충남도지사와 여비서 스캔들 사건으로 더욱 유명해졌다는데

그 숙소는 어디였는지 모르겠다.









  흔들리고 있는 조그만 낚시배의 모습이 위태롭게 느껴진다.






혼잡한 남포방조제 입구를 뚫고 들어오면 이런 비경이 펼쳐진다.

날씨는 흐렸지만 추석연휴를 맞이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었다.












맑은 날 일몰 풍경을 보러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