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하순.
겉옷을 벗어야 할 정도로 완연한 봄날에 지리산 둘레길을 찾았다.
다행이 미세먼지는 그리 심하지 않았다.
왼쪽 무릅 때문에 등산을 포기한지 꽤 오래되었는데, 이번엔 산행이 아니라
둘레길을 걷는 것이니 함께 가자는 김회장의 권유로 따라나선 것이었다.
코스는 지리산 둘레길 제 5구간으로 경남 함양군 휴천면 동강마을에서
산청군 금서면 수철리 12.1km중 중간 정도인 쌍재까지 다녀오는 것이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마을 입구에 시작점을 알리는 안내 간판이 눈에 띄었다.
마을 안길을 따라 걷기 시작한 우리 일행들
무척 가물어 보이는 논에 양파가 심겨져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곳도 양파 주산지의 한 곳인가 보다.
마을앞을 지나 둘레길인가 싶을 정도의 새로난 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이런 안내판을 보게되는데 그제서야 둘레길을 옳게 걷고있구나 하는 안도감을 가질 수 있었다.
아마도 개설된지 얼마 안된 도로인것 같다.
위의 안내판이 없다면 길을 잘 못 들어선 것으로 착각하기 쉽상이다.
동강마을에서 한참을 걸어 올라오면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산청, 함양 사건 추모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 추모공원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2월 7일 국군 11사단 9연대 3대대가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인 "견벽청야"라는 작전을 수행하면서 산청군 금서면 가현, 방곡마을과
함양군 휴천면 점촌마을, 유림면 서주마을에서 무고한 민간인 705명을 학살하였던 바,
이 때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을 모신 합동묘역이라고 한다.
함양군 휴천면 동강마을에서 출발 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추모공원의 위치가
산청군 금서면인걸 보면 이곳이 함양군과의 경계지역인 것 같다.
추모공원 역사교육관에는 그 날의 참상과 생존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는
자료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제2 전시실인 1950년대 생활관
둘레길은 추모공원 앞에서 왼쪽으로 이어져 있다.
남쪽이라 그런지 벌써 꽃잎이 시들어가고 있다.
방곡1교에서 바라본 하천
일행이 뒤따라 오는 것으로 알고 앞서가다 뒤돌아보니 모두들 갈래길 초입에서 점심식사를
하려고 자리를 잡고 있었다.
되돌아 갈 수는 없고 넓게 펼쳐진 계곡 한가운데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김회장님이 준비해 온 김밥과 컵라면, 그리고 커피까지 아주 운치있는 점심식사를
할 수 있었다.
점심 식사 후 본격적인 둘레길로 접어들었다.
추모공원에서 30분 정도 걸었을까?
상사폭포 표지판이 나온다.
앞서 간 일부는 쌍재로 올라가고 우린 폭포에서 머물기로 하였다.
웅장하진 않지만 나름 아름다운 자태를 가지고 있다.
폭포까지 오는 내내 시원한 계곡의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하산길에 건너편에서 본 추모공원
방곡1교 아래로 저수지 축조공사가 한창인데 이곳에 호수가 생기면 더욱 운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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