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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사랑의 중요성

서해안 나그네 2012. 1. 23. 22:09

 

며칠 전 모 방송국에서 '인터넷 외계어'라는 신종어에 대해서 방송하는 것을 보았다.

리포터가 거리에 나가 행인에게 무작위로 질문을 하는데 역시 기성 세대들은 "이게 무어냐?"라는 표정이었고 10대, 20대들은 대부분 의사 소통이 이루어졌다. 히라가나, 특수문자, 부호 등이 혼합된 희한한 언어가 인터넷 상에서 이미 상당부분 통용이 되고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만학도인 나도 젊은 대학 동기생들이 많이 있다. 그들이 보내주는 문자 메세지를 받을 때 마다 부호로 가득 차 있어 무슨 말인지 영 알아 볼 수 없을 때가 있다.

연말에 받는거면 "새 해 복 많이 받으라", 추석이나 설 명절에 받는 것은 "즐거운 명절 보내라"는 뜻이겠거니 하는 식으로 대충 이해 할 수밖에 없다. 세대간의 벽이 이렇게 두꺼운가 하는 생각에 서글픈 느낌마저 든다.

물론 가까운 사이에서는 그런 축약되고 변형된 표현들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울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언어 생활이 은연중 습관화 되어 일상 생할중에 자신도 모르게 사용되어진다는데 있다.
오죽하면 입사신청 서류에까지 이런 언어들을 사용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발생한다니 그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한 나라의 언어는 그 민족의 흥망성쇠에 따라 생명력이 유지된다. 일제 강점기를 거친 우리 민족에게는 너무나 생생한 역사적 사실이다.
다행히 우리도 이제 국력이 신장되어 국산 자동차가 세계 도처의 도시를 누비고 있고, 우리가 만든 전자제품이며 각종 공산품들이 외국인들의 안방을 파고 들고 있다.

또한 지구촌 곳곳에 한민족이 진출해 있어 웬만한 외국 거리에서도 한글 간판을 어렵지 않게 대할 수 있고, 우리들이 영문자가 새겨진 옷을 입고 다녔듯이 이제는 그들의 의상 디자인에 한글이 도용되고 있다.

지난 해 어느 일간지에서 한글이 세계 12위의 언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국가 경쟁력에 비해 한 단계 떨어지는 순위이지만 그래도 자부심을가질만 하다.

더욱 희망적인 것은 요즈음 한류 열풍을 타고 아시아 각국에서 한글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때 일수록 한글의 주인인 우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 스스로 한글의 우수성을 망각한 채 일상 생활에서의 무분별한 외래어나 외국어 사용은 금해야 한다. 일부 연예인들이나 사회 지도층이라는사람들도 이야기 중에 외국어를 자주 사용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상황에 맞는 아름다운 우리말이 있음에도 굳이 외래어나 외국어로 바꾸어 말해야지만 남들한테 지적으로 보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결코 보기 좋은 행동은 아니다.

컴퓨터에서도 은어 사용을 자제하며 상호를 만들 때 한글로 표기하는 것도 한글 사랑의 지름길이다.

더더욱 중요한 일은 욕설 같은 쌍스러운 언어 사용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동남아 국가의 서비스업이나 골프장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제일 먼저 배우는 한국어가 'XX새끼', 'X발'과 같은 욕설이라고 한다.

한국 사람들이 일상 욕을 잘 하니까 자기한테 욕하는 지를 인지하기 위해서 그런 말부터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상스러운 소리를 들을 때면 잘 해주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심은 물론 다시는 한국 사람을 만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마저 들기까지 한다니 무심코 던지는 말 한마디가 반한 감정의 불씨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몇몇 몰지각한 사람들의 행태에서 비롯된 일이긴 하지만 '한국인은 결코 신사가 아니다'라는 그들의 목소리를 우리는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언어와 행동은 문화를 전달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때문에 올바른 언어 생활과 예의 바른 행동이 얼마나 소중한 자산인가를 깨달아야 한다.

우리의 아름다운 한글이 겨우 외국에서 '침을 뱉지 말라' 거나 '음주 운전을 하지 말라', '한국인 출입금지' 등의 경고문에나 쓰여서야 되겠는가.

이제는 한국을 알리고 우리의 문화를 수출하는 바람직한 일에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올바른 언어 사용을 생활화 하여야 할
것이다.

< 2005. 1. 24 부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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