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서 선거인이 누구를 당선인으로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의사 표시를 투표라 한다.
이를 다시 말하면 일반 국민이 정치에 투자하는 유일한 기회라 말 할 수 있다.
기업이 투자에 실패하면 그 생명을 잃는 것처럼 국민도 정치에 투자를 잘 못 하면 스스로
경제적, 정신적 압박감 등 모든 면에서 고통을 겪게된다.
이것은 그 정권의 기간내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치유 기간에 따라서는 몇 년이 걸리게 될지 예측하기 힘든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금년은 일반 국민에게는 매우 중요한 투자의 한 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정당정치의 특성상 공천 과정에서부터 인물 거르기를 하다보면 후보군에 대한 선택의 폭이 좁아져 마땅한 투자처를
고르기 힘들 때가 있다.
결국에는 구색을 갖추지 못한 옷가게를 들렀다가 그냥 나올 수 없어 그나마 그 중 나은 옷 하나를 들고 나오는 경우와
다를바 없이 한 사람을 선택하여야만 한다. 따라서 선거철만 되면 항상 대두되는 좋은 옷 고르는 법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얘기 해 보자.
우선은 空約을 公約으로 과대 포장하는 자를 조심해야 한다.
정치인들 중에는 다른 사람이 해 놓은 일도 마치 자기가 한 것처럼 선전하는가 하면, 현실성 없이 거창한 미사여구만
늘어놓는 사람이 있다.
허울뿐인 공약보다는 서민 대중의 고충을 제대로 파악하고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는 진솔하고 따뜻한 가슴을 가진 후보를
선택하여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자기 주관적 판단과 행동으로 결과에 책임지는 배짱있는 후보가 중요하다.
국민의 뜻 보다는 소속 정당의 당론이나 당수의 눈치를 살피면서 다음 기회나 엿보는 그런 정치인은 도태되어야 한다.
세 번째로는 도덕성을 들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조건 중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타인에 대한 인권 존중과 배려는 물론 권리에 따르는 책임 이행에 충실하여야 한다.
최근 우리 정치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 국민들의 머릿속에는 훤히 시나리오가 보이는데도
아랫사람들한테만 미루다가 점차 압박이 가해오면 결국에는 자기가 책임을 안고가는 양 말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자기 잘못에 대해서는 쿨하게 사과할 줄 아는 그런 정치인을 국민은 원한다.
이 밖에도 역사의식이나 창의성 등 여러 조건들이 있겠지만 이상의 세 가지만 잘 판단할 수 있어도 우리는 그래도
괜찮은 투자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욕심을 좀 더 낸다면 같은 조건하에서는 경제력이 있는 후보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 할 것 같다.
먹고 살만한 정치인들이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각종 비리에 연루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경제력 있는
사람이 돈의 유혹에 덜 넘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투자자의 선택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학연, 지연, 혈연, 정당을 모두 떠나 정말로 국민을 위하고 나라의 미래를 위해 일 할 수 있는 일꾼을 선택하여야 한다.
나 한사람의 주권 포기나 잘못된 선택이 자신은 물론이고 이웃에게도 치유할 수 없는 커다란 고통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때이다.
2012. 4. 2 동양일보 "총선 후보들에게 바란다"란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