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퇴임 후 1년간의 휴식을 가졌었다.
그러다가 운좋게도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에
재 취업할 수 있는 행운을 얻어 3년이란 시간을 보냈다.
행정 전반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이제 발을 갓 디딘 직원들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이끌어줘야 하였음에도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은 탓에
허송세월만 하다 가는 것 같아 미안하기 짝이 없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행정의 '행'자도 모르는데다 자신의 자리가 무슨 놈의 큰 감투라도 되는양
직원들을 어렵게 하는 비상임 대표이사와의
갈등 속에서
오히려 어려운 건 그들이었을텐데도 떠나는 못난 사무처장을 위하여
가슴 찡한 이벤트를 만들어 주었다.
사실 믿고 따라주는 직원들이 있었기에 나의 3년이란 세월이
가능할 수 있었다. 한 사람 한 사람 고맙지 않은 사람이 없다.
특히 같은 공간에서 늘 함께 해 오면서 나를 보살펴 준
사무처 직원들에게는 더더욱 고마울 따름이다.
떠나는 마당에 직원들에게 밥 한끼라도 대접해야지만 마음이
편할 것 같아 명절끝에 어울리지 않는 삼계탕으로
오찬을 함께 했다.
하지만 거꾸로 내 마음보다 몇 갑절 훈훈하고 풍성한 환대를
또 받고 말았다.
가슴이 먹먹해 왔지만 이제는 처음 경험하는 이별이 아니었기에
솟구치려는 눈물을 참을 수 있었다.
그리운 이들이여!
언제나 행복 하기를 ----
아침에 출근하면서 벽에 이렇게 많은 그림들이 붙어 있는 걸 보지 못하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내 자리 뒤에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웃고 있으려니
밖에 그림은 보지 못했냐고 물었다.
나가보니 계단벽이며 게시판, 교육장, 양쪽 사무실 등 곳곳에 붙여 놓았다.
설연휴 마지막 날 짐을 정리하기 위하여 잠간 나왔을 때
많은 직원들이 출근 해 있는걸 보았는데 저런걸 만들기 위해
나왔던 모양이다.
휴일도 반납하며 만들어준 소중한 추억이기에 소중히 담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