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거주하는 관계로 겪어야 하는 불편함 중에는 공항 이용을 하는데 따른
불편함도 큰 몫을 한다.
6월 12일 08시 15분 나고야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새벽 두 시 전에 집을 나서야 했다.
물론 잠은 공항버스 안에서 자야하는데 그리 쉽게 잠들지 못하는 탓으로 3시간 동안
뒤척이기만 하다 공항에 도착했다.
원래는 차를 가져갈까 생각했었지만 공항 주차장이 복잡할 수 있으니 그냥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는 직원들의 뜻을 따른 것이었다.
우린 여유롭게 수속을 마치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4박 5일간의 일본견학이 몽롱한 상태에서 시작된 것이다.
10시가 좀 지나서 일본 나고야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현직에 있을 때 공무여행으로 일본은 자주 와 본 터라 공항 분위기는 그리 낯설지 않았다.
입국 절차를 마치고 가이드와 만나 곧장 첫 번째 방문지인 아리마츠로 향했다.
1시간 여를 달려 도착한 아리마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견학지 입구에 있는 식당엘 들어갔다.
첫 눈에 봐도 역사가 깊은 식당임이 느껴지는 곳으로 100년 된 우동집 주겐무차야였다.
벽에 걸린 소품이 심상치 않다. 아마도 축제 때 사용한 것이거나 우리의 복주머니와 같은
성격의 것은 아닌지----
주문한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냉 소바를 주문했다.
역시 소바의 본고장이라서 그런지 면의 식감이 다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100년 전 자기 식당의 모습이라면서 벽에 걸려있는
한 장의 사진을 소개 해 주었다. 역시 전통을 지켜 나아가는 일본인들의 자부심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1층은 각종 시보리 상품의 전시 판매장이고 2층은 전통 공예사의 홀치기 염색 시연과 자료를
전시 해 놓았다.
나이드신 두 분이 홀치기 시연을 하고 계셨는데 어릴 적 우리의 엄마 누나들이 모여서 홀치기를
하던 모습이 떠 올랐다. 가난한 시절에 농촌 여성들의 부업이었는데 그게 일본에서 시작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아리마쓰 마을은 1608년 도카이도 연변에 생긴 마을이다.
아구이(현 아이치현 지타군 아구이초)에서 이주한 다케다 쇼쿠로를 비롯한 8명에 의해 개척되어,
시보리의 유명 산지로 발전하였다.
이후 400년 이상 특색있는 상점 거리는 현재도 잘 보존되어 있으며, 시보리 문화와 함께
일본의 아름다움을 오늘날까지 이어오고 있다."
전시관에서 부터 거리 설명까지 열정적으로 해 주신 코이케상.
연세가 지긋하심에도 긍지와 자부심, 열정이 대단 하셨다.
아리마츠는 아이치현에 있는 조용한 마을로 가마쿠라막부 시대에는 지방 영주들이 에도를 지속적으로
방문해야만 했던 탓으로 여인숙이 번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여인숙이 발달하면서 상업도 발전했는데 이 지역의 전통 염색기법인 시보리가
유명해지게 되었다.
화재 예방에 대한 염원은 우리의 민간신앙과 비슷한 모양이다. 물 水자가 쓰여진 기왓장이 보인다.
도카이도 거리는 우타가와 히로시게가 '도카이도의 53경치'에서 그린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도카이도 거리 근처로 현대의 전철이 지나고 있어 옛 정취가 많이 손상 되었다며 코케이상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가 견학하고 있는 동안도 비가 내렸다.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서 인상깊게 보았던 물받이를
이곳에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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