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엔 청풍문화단지 근처의 어느 호텔에서 묵었다.
말이 호텔이지 부여의 모텔만큼도 못한 시설에다 주위에는 아무 것도 없는 그런 곳이었다.
방안에서 풍기는 눅눅한 냄새가 그 동안 얼마나 영업이 안됐으면 그럴까 하는 안쓰러운 생각도 들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그러나 좋은 사람들과 떠나온 여행인지라 하룻밤 묵는데는 크게 문제될 건 없었다.
지하에 코인 노래방이 있었는데 숙박객이 우리뿐이었는지 주인장이 불끄는 방법까지 알려 주고는
퇴근을 하셨단다. 시설이 좀 부족한 느낌이었지만 모처럼 목청을 높일 수 있었다.
숙소 근처에서 황태 해장국으로 아침을 먹었다. 점심도 예약된 식당이라는데 넓고 깨끗했다.
식사 후 처음 도착한 곳은 비봉산 전망대. 이 곳 역시 처음 와 보는 곳이었다.
비봉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청풍호 모습. 관광모노레일은 월요일 휴무라서 케이블카를 이용했다.
내려다 보이는 경치는 시원한데 날씨는 찜통이다.
카페가 있긴 하였지만 이른 시간이라 문이 닫혀 있었다.
일부 회원들은 약초숲길을 다녀 온다고 내려간 동안 일부는 실내에서 땀을 식히고 있었다.
10시 반이 지나서 카페 직원들이 출근을 했지만 아뿔싸 커피 재료가 떨어졌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 이렇게 그리운 적이 있었을까!
얼마 후 약초숲길로 내려갔던 동료들이 도착했다. 온통 땀에 젖어 있었다.
가지 않은 게 탁월한 선택이었다.
비봉 전망대에 추억의 타임캡슐 상자로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다.
점심 후 청풍호 관광 유람선을 탔다.
청풍문화단지 선착장을 출발하여 장회나루를 돌아오는 코스인데 가뭄에 수심이 너무 낮아져 안타까운 생각마저
들었다. 장회나루를 돌아올 때 예전에 그 곳에서 핸드폰을 호수에 빠뜨려 아내한테 핀잔을 들었던 기억이 떠 올랐다.
유람선에서 내려 기사님께서 청풍문화단지 입구에 차를 세웠는데 더위에 지친 회원들이 이구동성으로
그냥 가자고 하였다. 나 역시도 더 돌아 다니는 것은 무리라고 여겨졌다. 일찍 부여에 도착한 우리는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모처럼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여행이라서 즐거웠지만 한가지 교훈을 얻었다.
"여름철에는 놀러 다니는 거 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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