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정자나무

서해안 나그네 2021. 7. 22. 11:11

정 자 나 무

 

지척에  두고도

어쩌다 한번 들러보는 고향 마을

우람한 느티나무 언제나 푸르르다

 

말없이 목마가 되어

동네 아이들 업어주고

농사일에  지친  아저씨들

넉넉한 그늘로  품어 주던 곳

 

조무래기들 재잘대던  소리  잦아들고

어둠이  내리면

밀짚방석  위  오순도순  꽃피우던

어른들의  대화소리

바람  솔깃  쉬어간다

 

엄마곁에  누워

쏟아지는  별똥별  가슴으로  받던 소년

오밀조밀  뛰놀던  아이들

모깃불  타닥타닥  피우던  어른들도

모두  떠나버린  정자나무  아래엔

 

부채질도  힘겨운

한  노인만이

황혼빛에  젖어든다

 

* 부여시민대학에서 운영하는 '생각을 빚는 글쓰기' 강좌를 신청하였더니 마지막 시간에

시 한 편씩을 써 오라는 숙제를 받았다.

한 이틀 무얼 쓸까 고민 하다가 고향동네의 느티나무와 그 곳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소재로 삼았다.  특히 요즘같은 여름 날이면 더욱 생각나는 곳---

출장을 다녀와 머리속에 맴돌던 문구들을 급하게 정리 하느라 진땀을  뺐다.

역시 글쓰기는, 더구나 시를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애써 쓴 글이니 버리기엔 아쉬움이 남아 이곳에 저장 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