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자 나 무
지척에 두고도
어쩌다 한번 들러보는 고향 마을
우람한 느티나무 언제나 푸르르다
말없이 목마가 되어
동네 아이들 업어주고
농사일에 지친 아저씨들
넉넉한 그늘로 품어 주던 곳
조무래기들 재잘대던 소리 잦아들고
어둠이 내리면
밀짚방석 위 오순도순 꽃피우던
어른들의 대화소리
바람 솔깃 쉬어간다
엄마곁에 누워
쏟아지는 별똥별 가슴으로 받던 소년
오밀조밀 뛰놀던 아이들
모깃불 타닥타닥 피우던 어른들도
모두 떠나버린 정자나무 아래엔
부채질도 힘겨운
한 노인만이
황혼빛에 젖어든다
* 부여시민대학에서 운영하는 '생각을 빚는 글쓰기' 강좌를 신청하였더니 마지막 시간에
시 한 편씩을 써 오라는 숙제를 받았다.
한 이틀 무얼 쓸까 고민 하다가 고향동네의 느티나무와 그 곳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소재로 삼았다. 특히 요즘같은 여름 날이면 더욱 생각나는 곳---
출장을 다녀와 머리속에 맴돌던 문구들을 급하게 정리 하느라 진땀을 뺐다.
역시 글쓰기는, 더구나 시를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애써 쓴 글이니 버리기엔 아쉬움이 남아 이곳에 저장 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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