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조정래 선생의 작품세계에 빠지기 시작한건 2년 전 태백산맥을 접하면서부터였다.
그 긴 대하소설을 작은 핸드폰 화면으로 어려운 줄 모르고 읽었다. 그리고 그 후 보성에 있는 태백산맥
문학관을 세 번이나 답사를 하게되었고, 어느 날은 소설속의 보성장 여관에서 지인들과 함께 묵는 1박 2일의
태백산맥 문학기행을 하기도 했었다.
그 후 아리랑을 읽기 시작하여 이제는 마지막 12권째를 보고 있다.
아리랑을 읽고 있는 동안 꼭 한 번 아리랑 문학관이며 아리랑 문학마을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오늘 어린이날 임시 공휴일을 맞아 아내와 함께 길을 나선 것이었다.
한 시간 거리의 가까운 곳임에도 너무 오랜기간 머뭇거리고 있었다는 후회감이 들었다.
『아리랑 문학마을은 일제강점기를 다루는 소설을 배경으로 '수탈당한 땅과
뿌리 뽑힌 민초들'이 민족의 수난과 투쟁을 대변하는 소설 아리랑의 배경을
재현한 곳이다.
'아리랑'이 노동요에 망향가, 애정가이자 만가, 투쟁가로 민족의 노래가 되었던 것처럼
소설 속 징게맹갱(김제만경)은 강탈당하는 조선의 얼과 몸의 또다른 이름이자
끝까지 민족독립을 위해 싸워나갔던 무수한 민초들의 삶을 배태한 땅이다.』
-아리랑 문학마을 홍보 리플렛 중에서-
그 시절 민초들의 어려웠던 생활상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도록 이런 고무신 체험프로그램도
준비 해 놓았다.
그림이며 사진 한장한장이 소설속 대목들을 떠 올리게 한다.
지난 해 우리는 난데없는 국정교과서 문제로 국민적 갈등을 겪었다.
집필진도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는 그 문제는 물론 아직도 진행형이지만 이런 때일수록
우리 국민들이 조정래 선생의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을 읽어봤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민족혼이 살아있는 그 작품속의 내용이 곧 우리 근대사의 진면목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념적 갈등의 요인, 그리고 그것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길도 그 속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력거도 전시되어 있다.
아리랑 문학마을은 홍보관, 근대수탈기관, 내촌.외리마을, 이민자가옥, 하얼빈역사 등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근대수탈기관의 하나인 죽산면사무소.
면장실 모습
주재소 안에는 당시 일제가 우리 민족을 고문하고 학살하던 도구들과 음향효과가 생생하게 재현되고 있어
섬뜩한 감정마저 들게 한다.
소설속 외리마을
감골댁 가옥
손판석 가옥
지삼출 가옥. 이곳에는 견공이 집을 지키고 있었다.
하와이로 팔려간 방영근 등이 살았던 이민자 가옥
아리랑이 실린 수많은 음반들
조정래 선생의 취재과정을 모두 볼 수 있다면 대하소설만큼이나 감동적일 것 같다.
태백산맥과 아리랑을 쓰시는데만 15년의 글감옥 신세였단다.
참으로 놀라울따름이다.
옥비 명창의 애절한 가락이 어디선가 들려올 것만 같다.
1909. 10. 26 하얼빈 역에서 안중근 의사가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하던 모습의 조각상
"조국은 영원히 민족의 것이지 무슨무슨 주의자들의 소유가 아니다.
그러므로 지난날 식민지 역사 속에서 민족의 독립을 위해 피흘린
모든 사람들의 공은 공정하게 평가되고 공평하게 대접되어 민족통일이
성취해 낸 통일조국 앞에 겸손하게 바쳐지는 것으로 족하다.
나는 이런 결론을 앞에 두고 소설 「아리랑」을 쓰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중에서-
이제 아리랑문학관으로 향한다.
원래 일기예보는 비가 좀 내린다고 하였는데 하늘만 흐릴뿐 날씨는 후덥지근했다.
아리랑문학마을에서 문학관까지는 10분정도 가면된다.
김제벽골제 공원에 위치해 있다.
아리랑 문학관 원경
작품을 쓰기위해 국내외로 사전 조사를 했던 자료들
문학관 내부 전시실은 보성의 태백산맥 문학관처럼 잘 꾸며져 있진 않지만 아리랑이란 작품이
나오기까지의 인고의 과정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뒷뜰에 가수 현숙효열비가 세워져 있다.
출생지가 여기인지 아니면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주 양동마을 (0) | 2016.05.23 |
---|---|
모악산 금산사 (0) | 2016.05.08 |
신록이 짙어가는 청남대 (0) | 2016.04.16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생가마을 (0) | 2016.04.08 |
한국민속촌 (0) | 2016.0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