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보고싶은 만큼,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며 그곳과 동화될 수 있을 때 진정한 여행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1박2일(6.15~16)남도여행은 아주 즐겁고 뜻깊은 여행이었다.
오랜동안 가고팠던 「태백산맥」의 주무대 벌교, 당장은 그리움의 대상지가 한 곳
줄어든 느낌이지만 머지않아 더욱 아련한 그리움으로 다가올지도----
그곳은 충분히 그런 곳이었다.
태백산맥문학관 제1전시실에 들어서면 태백산맥의 책표지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조정래 선생께서 그린 벌교읍 약도. 이 약도 말고도 옆에 또 하나가 있었는데 작품속 배경들이 이런 노력을 통해서
생생하게 되살아 날 수 있었는가 보다.
작품속에 나오는 수많은 인물들의 역할을 계보처럼 정리 해 놓은 듯 하다.
불어로 번역되어 출판된 태백산맥
일어판 태백산맥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우리들의 부끄러운 이념논쟁의 실 예를 잘 보여주고 있다.
16,500매의 육필원고
원고 필사본
조정래 선생님 내외분의 지난 사진인 듯.
이 어마어마한 필사본만 보더라도 태백산맥의 인기를 알 수 있다.
여전히 방문객들의 필사가 진행되고 있어 나도 잠시 몇 줄을 옮겨 써 보았다.
이런 필사체험은 우리 지역의 신동엽 문학관 같은데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문학관 2층에서 본 현부자네집 전경
원형상 - 백두대간의 염원
소화의 집
문학관 관람을 마치고 소설속 주무대를 찾아 나섰다. 맨 먼저 바로 문학관 앞에 위치한
소화의 집과 현부자네 집부터 찾아 나섰다.
소화의 집 뒤란
현부자네 집
배경으로 나오는 여러 집 중에서 현부자네 집이 제일 아름답고 웅장한 것 같다.
지금도 얼마든지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다.
넓은 마루에 올라 더위를 식히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무엇하는 곳인가 했더니 아마도 물을 데워 목욕하던 장소인 것 같다고 ---
제석산 입구
벌교하면 꼬막이니 점심은 꼬막 정식으로--
꼬막을 까는 기구. 손님들이 자주 가져가는지 어느 식당은 벽에 가져가지 말라는
주의 문구도 붙여놓은 곳이 있다.
꼬막집이 즐비하지만 우리가 찾은 곳은 외서댁 꼬막집. 소설속의 인상깊은 외서댁을 잘도 활용했다.
이 꼬막무침과 밥을 비벼 먹는다. 역시 음식은 남도가 최고여!
곁들인 복분자 와인 한 잔이 여독을 날리운다.
소설속에서 의식있는 지식인으로 나오는 김범우의 집.
그의 아버지 김사용이 대 지주였던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집이었지만 보존 상태가
현부자네집만 못했다.
어린시절을 생각케하는 문열쇠들
주춧돌 등이 범상치 않은 집임을 잘 보여준다.
김범우의 집 입구 모습. 사람이 사는 것 같지는 않은데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다.
태백산맥속에서 수많은 역사의 한을 간직한 벌교천.
철다리, 황갯다리, 소화다리가 이 천을 중심으로 벌교포구의 양안을 연결하고 있다.
이 태백산맥 문학공원은 우리가 가기 바로 전인 12일에 개막식을 가졌다고 한다.
조정래 선생의 조각상과 소설의 각권 내용을 새겨 놓았다.
보는 위치에 따라 모습이 변하는 것 같다.
소설속의 벌교는---
벌교는 보성군과 화순군을 포함한 내륙과 직결되는 포구였던 것이다.
그리고 벌교는 고흥반도와 순천. 보성을 잇는 삼거리 역할을 담당한 교통의 요충이기도 했다.
철교 아래 선착장에는 밀물을 타고 들어온 일인들의 통통배가 득시글거렸고, 상주하는 일인들도
같은 규모의 읍에 비해 훨씬 많았다.
그만큼 왜색이 짙었고, 읍 단위에 어울리지않게 주재소 아닌 경찰서가 세워져 있었다.
읍내는 자연스럽게 상업이 터를 잡게 되었고, 돈의 활기를 좇아 유입인구가 늘어났다.
모든 교통의 요지가 그러하듯 벌교에도 제법 짱짱한 주먹패가 생겨났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벌교 가서 돈 자랑, 주먹 자랑 하지 말라'는 말이
'순천에 가서 인물 자랑 하지 말고 여수에 가서 멋자랑 하지 말라'는 말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 안내 팜플릿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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