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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사람들

서해안 나그네 2012. 3. 14. 23:47

 

"롯데에서 직원을 뽑는다는데 원서 접수는 어디서 하나요?"
"누구는 이력서를 냈다는데 저도 지금 접수할 수 있습니까?"

하루에도 몇 통씩 걸려오는 전화 내용이다.
이런 내용의 질문은 비단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청내 직원들한테서도 많이 받는다.
군청에라도 다니고 있으니 지인들이 알아봐 달라고 부탁을 하는 모양이다.

롯데리조트가 골조 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은 다음부터는 더욱 많은 전화가

걸려온다.  어느 땐 직접 찾아 오시는 분들도 계시다.

사실 부여군은 지난 9월3일 롯데리조트와 업무 협약을 맺은바 있다.
그 중에는 리조트 운영에 필요한 소요인력 중 50% 범위 내에서 지역민을  채용하는데 적극 협조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세부적인 절차는 실무진에서 서로 협의하여 결정하여야 할 사항이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다.
그럼에도 직장을 구하려는 절박한 심정의 선량한 군민들을 현혹하는 취업 알선 사기꾼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 같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주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일부 정치인과 그 주변의 측근 등 부류도 다양한 모양이다.

이미 이들은 많은 수의 구직자로부터 이력서를 받아가지고 있다는 풍문이 돌고 있다.

그러니 "누구는 이력서를 접수했다는데 어디에 내야 되느냐"는 질문이 나오게 마련인 것이다.

아무런 권한도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목적을 달성코자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참 야비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무서운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하기야 지난 번 수도권 이전기업을 유치했을 때에도 모 인사가 자신이 유치한 것이라고 떠벌리고 다니는 바람에 이를 목격한

어느 의원님께서 도대체 군수나 공무원들이 한 역할은 무엇이냐는 농담 섞인 질책을 받은 적이 있다.

서로 웃고 말았지만 어이없다는 생각은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 인사가 이번에도 영락없이 소문에 오르내리고 있다. 아마도 천성은 버릴 수가 없는 것인가 보다.

혹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해당자가 있다면 얼른 이력서를 되돌려 받는 게 상책이다.

롯데라는 대기업이 까딱 잘못하면 선거법에 위배될 그런 무모한 이력서를 비공식적으로 접수할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때가 되어 모집 계획이 발표되면 본인이 직접 내면 되는 것, 취업을 미끼로 표를 구걸하는 그런 사람들한테 더 이상 현혹되지

말기를 바란다.

부여군이 업무협약을 맺고도 그동안 발표를 미뤄왔던 참뜻을 곰곰이 생각해 보시라.

아마도 지난번 충남도에서 나간 보도자료에 오보가  없었다면, 그리고 이런 점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계속해서 발표를
하지 않은 채, 협약 내용의 충실한 이행을 위하여 묵묵히 노력 해 간다는 게  군의 일관된 방침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군민들도 이러한 정치꾼들한테 휘둘리지 말고 현명한 판단을 하여야 한다.

군청에 담당 부서가 있으니 십분 활용하기 바란다.

이 글을 쓰는 내내 머릿속에 맴도는 말이 있다.

"죽어라 길 닦아 놓으니 xx가 먼저 지나간다"라는 속담 말이다.

21C 부여신문 2009. 11. 5일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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