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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의 이미지를 갉아먹는 악덕 부동산 중개인

서해안 나그네 2012. 3. 2. 23:21

 

얼마 전 우리군에 공장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한 업체의 사장님으로부터 매우 격앙된
목소리의 전화가 걸려왔다.

공장 신축공사를 시작하려고 부지에 대한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는데,

등기를 필한지 열흘만에 같은 부동산 중개인이 "진입로에 사유지가 편입되어 있으니 이를 매입하지 않으면 길을 막겠다"고

한다는 것이었다.

그 부지를 소개받아 매매가 이루어진 건 한참 전의 일이었는데, 부동산업자는 모든걸 다 알고 있으면서 땅을 팔아먹기 위해

공장부지를 소개했고 등기 내기만을 기다렸다가 등기를 마치자마자 이제는 꼼짝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진입로 문제를 들고

나와 강매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이런 비양심적 중개행위를 할 수 있느냐"며 매우 화가 나 있었다.
하도 답답 해서 전화를 거셨다는 사장님의 말속에는 "부여 사람들은 다 이런 식이냐?" 는 항의의 뜻이 담겨져 있는 것 같았다.

투자유치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이기 이전에 부여인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미안한 마음 금할 길 없었다.
또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다년간 도로로 사용되어 오고 있는 부지에 대해서는 아무리 사유지라 할지라도 통행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며, 차후에 계속해서 부당한 요구를 해오면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취하겠으니 신고해 달라는 말로

일단 안심을 시켜드렸지만 마음은 영 개운칠 않았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자신에게 꼭 필요한 땅이라면 좀 비싼 가격에도 구입할 수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도로에 몇 평 들어간 걸 가지고 248평이나 되는 임야 전체를 매입하라는 것은 너무한 일이 아닌가 싶다.

그것도 3천 5백만 원을 요구한다니 평당 14만원이 넘는 어처구니 없는 가격에 말이다.
필자의 본향이 바로 그곳이라서 지형을 잘 알고 있는바 아무리 생각해도 기업하는 사람을 어디 봉으로 알고 있는 모양이다.

처음부터 모든 상황을 설명하여 당사자로 하여금 선택의 기회를 주었어야 할 터인데도, 속임수로 안쪽의 땅부터 팔아먹고

"이제는 네가 가면 어디로 가겠느냐?"는 식으로
몇 평 들어간 진입로를 핑계로 쓸모도 없는 임야 전체를 팔아먹겠다는 심보는 아무리 생각해도 괘씸하기 그지없다.

물론 부여에는 존경받는 중개인들이 많이 있다.
평소 알고 지내는 몇 분 중에도 어떻게 하면 싼 가격의 입지를 제공해서 더 많은 기업들을 오게 할 수 있을까 노심초사 애쓰는

분들이 계시다.

이렇듯 자신의 이익보다는 지역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목전의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부여 군민 전체를

욕먹이는 자도 있는 것이다.
그렇잖아도 가뜩이나 열악한 투자환경을 가진 부여군의 입장에서 본다면 와서 기업을 하겠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형편이다.

앞으로 이런 부당한 중개행위나 은근한 보상심리에서 일으키는 집단민원 등으로 부여군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실무자로 근무하는 한 좌시하지 않를  것이다.

21C 부여신문 2008.08.21일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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