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둔사를 관람하고 나니 점심 시간이 지났다.
우린 계획한대로 십여분 거리에 있는 벌교의 '외서댁 꼬막나라'로
향했다.
예전에 태백산맥길 답사차 보성장 여관에서 묵었던 추억을
더듬으며 '고음불가' 청년에 대해 얘기하며 웃었다.
이 지역에 오면 언제나 들르는 식당이지만
이제는 신을 벗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된 걸 보면
꽤 오랜만의 방문인 것 같다.
꼬막정식으로 풍요로운 식사를 끝낸 우리는
광양 매화마을로 발길을 돌렸다.
중간중간 섬진강이 펼쳐 놓은 풍광들을 감상하며
한 시간 여 만에 매화마을에 도착했다.
이곳은 금둔사와는 달리 매화꽃이 만개하지는 않았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꽃망울들이 움츠러 들었나 보다.
하지만 곳곳에서 동장군의 기세를 떨쳐 내려는 봄의 정령들이 꿈틀거리고
있어, 가슴으로 봄을 느끼기엔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간판의 위치를 꼭 저기에 했어야 하는건지----
금년의 매화축제는 3월8일~3월 18일 까지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섬진강변과 청매실농원을 중심으로 한 6만 여 평의 매화군락지가 형성되는데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축제 때에는 5천원의 입장료를 받지만 지역상품권으로 환급 해 주니
결국 무료인 셈이다.
먹고살기 힘들었던 시절 일본 광부로 일했던 김오천 옹께서 이곳에
매화나무를 심고 가꾸기 시작한게 토대가 되어 오늘날
광양 매화마을이 탄생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한 사람의 선견지명이 대대로 한 마을을 지탱 해 오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한옥이 자꾸만 마음을 끈다.
그래서 내려오는 길에 다시 한 컷을 담아 보았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떠나는 여행이
최고의 여행이다. 아마도 이번 여행이 그런 경우가 아니었나 싶다.
부여에 봄이 일찍 찾아 온다면 그것은 오롯이
봄의 숙주 역할을 한 우리들의 덕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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