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의 요모조모

가림성 사랑나무

서해안 나그네 2023. 7. 19. 16:16

오전 까지만 해도  줄기차게  쏟아지던  비가  무슨 맘을  먹었는지

머지고  퇴근길엔  쨍하니  해가 떴다.

 

모처럼  만나는  햇볕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눈이  부시다.

백제교를  건너는데  먼 산  봉우리에  걸쳐 있는  흰구름이  무척이나

아름 다웠다.

마음이 설레인다,  마치  처음 보는  광경처럼.

 

어디를 가야  저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  궁리를 하다가  생각 해  낸 곳이

임천 성흥산이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카메라 가방을 메고  임천으로  향했다.

 

 

계단을 오르느라 한 참을 헉헉 거리며  마침내  사랑나무가 서 있는 성흥산(가림성)  꼭대기에  이른다.

 

 

언제나처럼  넓게  펼쳐진  풍광이  시원스레  가슴에 와 닿는다.

 

 

아까  보았던  뭉게 구름은 그 새 어디로  사라지고  해가 서산 가까이  다가가  있다.

광장에는 아무도  없고  까마귀떼  울음소리만이  요란하게  들려와

을씨년스럽다.

 

하기야   이  물난리통에   사진  찍겠다고  온  내가   이상한  사람이지!

 

 

비 젖은  계곡에서는  뿌연  안개가   피어  오른다.

 

내 청춘을  보냈던 곳, 임천.   아련한 추억들이  저  안개처럼 

떠 올라  한 참을  서  임천 시가지를  내려다 보았다.

 

 

 

 

 

 

 

 

 

 

사진을  찍다 보니  저 멀리  익산쪽에서  무지개가  피어 올랐다.

와우!  이런 행운이---

내일은  복권을  사야겠다.  ㅎ

 

 

 

 

어떻게 해야  아름답게  담을 수 있을까  찍고 또  찍어 보지만

역시  한계에   부딪치고  만다.

 

 

 

 

 

 

 

 

하늘은 요술을  부리듯  시시각각  변한다.

 

그런데  해가  사랑나무쪽으로  지는 게  아니라  훨씬 북쪽으로  치우쳐

넘어가고  있었다.   계절에 따라  다른 것을

부여에  살면서  그것도  모르고  노을  풍경을  기대했다니 

참으로  바보스럽다.

 

 

 

 

 

 

 

 

 

 

 

 

 

 

 

 

 

 

 

 

 

 

땅거미 지는 산 위에  혼자  있으려니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제  나이를   먹었나 보다, 겁이  많아진 걸 보면.

 

그래도   내려  오면서  가림성을 배경으로  한 컷  더  찍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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