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의 요모조모

휴휴당의 봄

서해안 나그네 2014. 4. 6. 10:55

유홍준 교수님께서 5도2촌 하시기 위해 지으신 외산면 반교리 휴휴당에도

봄내음이 가득합니다.

 

이제는 휴휴당 뒷편에 새로운 주거공간을 마련하셔서 아마도 부여에 머무는 시간이

더욱 많으실 것 같네요.

 

그 분의 명성으로 우리 부여군이 알게모르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 따뜻한 마음처럼  언제나 편안함이 공존하는 휴휴당의 봄풍경을

몇 장 담아 봅니다.

 

 

 

 

 이 벚꽃은  버드나무처럼 가지가 늘어지는 게 특징인데 부여에서는 장암면 덕림병사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왜 모아 놓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마루밑 고무신들이 정겹게 보이네요.

 

 

 

 

 

 

 

휴휴당을 짓고

 

 

이듬해 나는 폐가를 헐고 작은 나의 집을 지었다.

방 하나, 부엌 하나 있는 8평(26제곱미터)짜리 세 칸 기와집과 헛간과 뒷간을 붙인 4평(13제곱미터)

짜리 플라스틱 기와집 두 채다.

 

집에 대해서는 나의 고집이 있다.

집은 절대로 크면 안되고 특히 시골집은 크게 지으려면 집채를 나누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 풍광에 어울린다. 그리고 한옥은 무조건 세 칸 집이

예쁘고 툇마루가 놓여야 멋도 운치도 기능도 살아난다.

그런 집을 지었다. 지붕을 기와로 올린 것도, 우리 자연과 어울리는 것은 역시 기와 아니면 초가이기 때문이다.

 

그런 중 우리집이 일반 한옥과 다른 점은 나무기둥을 쓰지 않고 돌담으로 뼈대를 올린 것이다.

그것은 이 동네 자연조건에 맞춘 것이었다. 에게해 싼또리니섬에서는 그 섬에서 나오는

자재 외에는 집을 짓지 못하게 함으로써 그처럼 향토적이며 아름다운 풍광을 갖게 되었다.

 

반교라는 땅밑이 모두 돌이다.  그래서 이 동네 집집이 다 돌담인 것이다.

집터를 고르면서 나온 돌로 집을 지었고 돌담을 둘렀다.  이것이 지금 나의 반교리

시골집이다.

 

당호는 무어라 할까 고민하다가 일단 휴휴당(休休堂)이라고 했다.

'쉬고 쉬는 집'이라는 뜻이다.

조선시대에 포도를 잘 그린 이계호의 아호가 휴휴당인데 그걸 빌려와 나도 쉬고 쉬는 집으로 

삼은 것이다.

 

그러나 막상 5도2촌이 시작되니까 쉴 시간이 없다.

여름이면 풀 뽑아야지, 봄 가을로 밭에 나가 살아야지, 나무를 가꾸어야지, 겨울이면 장작 패야지,

해가 지고 나야 책 볼 시간이 생긴다.

 

집사람은 더 바쁘다.

그래서 집사람이 하루는 길게 투정하면서 하는 말이 있었다.

"젠장, 쉬러 왔다고 휴휴당이라고 하더니, 이건 쉬는 걸 쉬는 집이 됐네." 

 

 

-유홍준  나의문화유산답사기6  인생도처유상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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