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교수님께서 5도2촌 하시기 위해 지으신 외산면 반교리 휴휴당에도
봄내음이 가득합니다.
이제는 휴휴당 뒷편에 새로운 주거공간을 마련하셔서 아마도 부여에 머무는 시간이
더욱 많으실 것 같네요.
그 분의 명성으로 우리 부여군이 알게모르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 따뜻한 마음처럼 언제나 편안함이 공존하는 휴휴당의 봄풍경을
몇 장 담아 봅니다.
이 벚꽃은 버드나무처럼 가지가 늘어지는 게 특징인데 부여에서는 장암면 덕림병사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왜 모아 놓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마루밑 고무신들이 정겹게 보이네요.
휴휴당을 짓고
이듬해 나는 폐가를 헐고 작은 나의 집을 지었다.
방 하나, 부엌 하나 있는 8평(26제곱미터)짜리 세 칸 기와집과 헛간과 뒷간을 붙인 4평(13제곱미터)
짜리 플라스틱 기와집 두 채다.
집에 대해서는 나의 고집이 있다.
집은 절대로 크면 안되고 특히 시골집은 크게 지으려면 집채를 나누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 풍광에 어울린다. 그리고 한옥은 무조건 세 칸 집이
예쁘고 툇마루가 놓여야 멋도 운치도 기능도 살아난다.
그런 집을 지었다. 지붕을 기와로 올린 것도, 우리 자연과 어울리는 것은 역시 기와 아니면 초가이기 때문이다.
그런 중 우리집이 일반 한옥과 다른 점은 나무기둥을 쓰지 않고 돌담으로 뼈대를 올린 것이다.
그것은 이 동네 자연조건에 맞춘 것이었다. 에게해 싼또리니섬에서는 그 섬에서 나오는
자재 외에는 집을 짓지 못하게 함으로써 그처럼 향토적이며 아름다운 풍광을 갖게 되었다.
반교라는 땅밑이 모두 돌이다. 그래서 이 동네 집집이 다 돌담인 것이다.
집터를 고르면서 나온 돌로 집을 지었고 돌담을 둘렀다. 이것이 지금 나의 반교리
시골집이다.
당호는 무어라 할까 고민하다가 일단 휴휴당(休休堂)이라고 했다.
'쉬고 쉬는 집'이라는 뜻이다.
조선시대에 포도를 잘 그린 이계호의 아호가 휴휴당인데 그걸 빌려와 나도 쉬고 쉬는 집으로
삼은 것이다.
그러나 막상 5도2촌이 시작되니까 쉴 시간이 없다.
여름이면 풀 뽑아야지, 봄 가을로 밭에 나가 살아야지, 나무를 가꾸어야지, 겨울이면 장작 패야지,
해가 지고 나야 책 볼 시간이 생긴다.
집사람은 더 바쁘다.
그래서 집사람이 하루는 길게 투정하면서 하는 말이 있었다.
"젠장, 쉬러 왔다고 휴휴당이라고 하더니, 이건 쉬는 걸 쉬는 집이 됐네."
-유홍준 나의문화유산답사기6 인생도처유상수에서-
'부여의 요모조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마음의 안식처, 궁남지 (0) | 2014.05.04 |
---|---|
제12회 홍산대첩문화제(2014.4.16) (0) | 2014.04.20 |
부여군 내산면 금지암 (0) | 2014.04.05 |
내산초등학교 벚꽃 (0) | 2014.04.05 |
봄이 오는 길목에서 (0) | 2014.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