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팔불출 소릴 들을 때 들을망정 오늘은 우리 김광옥 지역경제 과장님을 소개해야겠다.
과장님께서는 지난 해 허리 수술을 받으신 적이 있었다.
문병 갔을 때
병원 관계자로부터 들은 바로는 수술 후의 몸 관리가 수술받는 것 보다 더 중요하다며 적어도 한 달 이상의요양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인간의 신체 구조상 허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바 당연한 말이라 여겨졌다.
그러나 과장님께서는 이러한 충고도 아랑곳 하지 않고 보름도 채 안되어 출근하셨다.
사실 그 보름 동안도 수시로 업무를 챙기시느라 마음은 온통 사무실에 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복대를 두른 불편한 몸임에도 불구하고 육중한 지도책을 옆에 끼시곤 손수 앞장을 서셨다.
그때가 마침 농공단지 후보지를 물색하던 중이었는데 과장님께서는 그 시기를 놓치고 싶지 않으신 모양이었다.
햇볕이 꽤 따가워서 멀쩡한 나도 땀이 나고 헉헉거리는 판에 들과 산을 가리지 않고 오르내리길 몇 번이었는지 모른다.
결국 과장님께서는 후유증으로 고생을 하시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가만히 앉아있기도 어려울 형편에 그토록 무리를
하셨으니 말이다.
다행이 아무 탈 없이 완쾌되셔서 지금껏 활동 해 오고 계시지만 당시에는 가슴 철렁함을 느꼈었다.
오늘날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농공단지는 그런 사연을 안고 태동하게 되었는데 실무자로서 과장님에 대한 미안함은
늘 가슴속에 남아있다.
이 분에 대해서 잊혀지지 않는 또 하나의 추억이 있다.
몇 년 전 선거를 앞두고 백제큰길 준공식이 있었다. 당시 국무총리가 행사 참여차 부여를 방문하던 중 석성면에서 주민들에게
한동안 잡혀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이 일을 생각하면 쉽게 그 때의 상황이 떠오를 것이다.
공사 구간 중 공주지역만 일부 완공된 상황에서 선거용으로 서둘러 준공식을 가졌었다.
지역 신문마다 "백제큰길 준공"이라며 떠들어대는 걸 보고 과장님께서는 신문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당신들이 지금 부여 군민의 심정을 알고 있느냐? 일부 완공된 것을 가지고 어째서 준공이라고 말하느냐"며 항의를 해 결국
사과를 받아낸 적이 있었다.
사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공무원의 신분으로 언론사에 강력한 항의를 할 수 있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만큼 강직한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과장님과는 두 번째 인연을 맺고 있다. 공보실 창단 멤버로 공보계장 재직 시에는 면에서 처음 올라와 고생하던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
과장님께서는 공보계장을 두 번씩이나 역임하셨는데 그 당시의 잣대로 볼 때 공보계장을 두 번 거쳤다는 사실만으로도
업무 능력은 이미 검증되었다고 보아도 무리는 아니다.
물론 역대 과장님들께서도 열심히 하셨지만 김과장님은 일의 난이도를 구분하지 않고 강하게 밀고 나가는 장점을 가지고
계시다.
사실 부서장으로서 잠시 머물며 일상 업무를 추진하다가 때가되어 떠나면 그 뿐 누구도 뭐라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분은 엉킨 실타래처럼 골치 아픈 일들도 누군가는 해결하여야 할 일이라며 챙겨서 하신다.
때로는 실무자로서 짜증도 나지만 곧 과장님의 열정에 동화되고 만다.
실제로 실무자보다도 더 열심히 업무연찬을 하시니 업무 장악 능력도 뛰어나 군수님이나 군의원님들 한테도 인정을 받고
계시다.
상사의 위치가 불안하면 소속 직원들도 좌불안석이기 마련인데 우리는 과장님의 넓은 그늘에 안주할 수 있으니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업무 성격상 어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지역경제과이지만 그래도 즐겁게 근무할 수 있는 것은 젊음과 열정,
그리고 강한 리더십과 친근감을 겸비한 과장님이 계시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혹자는 상사에 대한 지나친 아부라 힐책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좀 더 열심히 했더라면 그분의 수고를 덜어드릴 수 있었을텐데' 하는 평소 직접 말씀드리지 못했던 미안한 마음을 고백하는 심정으로,
그리고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갖고 계시는 분들께 이처럼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도 많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글을 적어본다.
21C 부여신문 2008.6.19일자 게재
'지난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혼이 없는 경찰 (0) | 2012.03.02 |
---|---|
귀머거리 2MB (0) | 2012.03.01 |
이명박 정부, 과연 서민을 위한 정부일까? (0) | 2012.03.01 |
사랑하는 가비에게 (0) | 2012.03.01 |
부여문화재보존센터의 허와 실 (0) | 2012.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