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전등사와 마니산 참성단 답사를 마친 우리팀은 월미도에서 첫 여정을 끝내고
6일 백령도로 향했다. 처음 가보는 백령도, 그러나 그 여정은 정말로 힘들었다.
심한 파도로 배가 어찌나 흔들리는지 한 두 시간쯤 지나서부터 속에서 신트림이 나고 몸에서는
식은 땀이 나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자리에 앉아 있다가는 자칫 실수를 할 것 같아
겨우겨우 몸을 가누며 1층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은 겨우 3칸이었는데 이 역시 미리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이 역겨운 소리를 내며 나올 생각을 않고 있었다. 1층은 파도의 충격이 더 직접적으로
심하게 느껴졌고 여기저기서 웨엑웨엑하는 소리를 들으니 나도 신물이 넘어 오려는 느낌이
빠르게 가속되었다. 흔들리는 몸을 힘겹게 지탱하며 화장실 앞에서 차레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내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승무원이 옆에 화장실로 안내 해 주었다. 창고겸 직원 화장실로 쓰는 곳인지
물건들이 쌓여있는 한 켠에 수세식 변기가 하나 놓여 있었다. 나올 때 문을 꼭 잠가달라는 승무원의
말을 뒤로한 채 곧바로 변기와의 사투가 시작되었다. 그러면서도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었다.
그러기를 30분쯤, 좀 안심이 되어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바로 좌석으로 가지않고
위생봉투가 비치되어 있는 화장실 입구 복도에서 잠시 대기 하기로 하였다. 몸은 자꾸만 식은땀이
나고 온 몸의 기운이 싹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복도에는 열 댓명의 사람들이 구석구석에 앉아서
위생봉투에 얼굴을 묻고 시름하고 있었다.
여지껏 멀미라는 걸 해 본 적이 없어서 아침에 다들 멀미약을 먹을 때에도 난 필요 없다고 사양했었다.
엇저녁 지나친 과음을 한 생각도 못하고 너무 과신한 탓으로 겪는 고통이라고 생각했다.
원래 백령도까지는 4시간이 소요된다는데 30분이 더 걸려서야 도착했다. 기진맥진한 몸을
추스리며 2일째 일정을 소화 해 냈다.
지금 생각하니 그땐 그렇게 참담하던 배안의 화장실 풍경이 우습게 느껴진다.
배멀미가 어떤 것인가를 생생하게 실감한 그런 날이었다.
처음 도착한 사곶해변.
천연기념물 391호로서 세계에서 두 곳밖에 없는 비행기 이착륙이 가능한 규조토 해변이라고 한다.
실제로 군비행장으로 쓰였던 적이 있다는데 관광객을 실은 버스들이 해변을 달린다.
면적도 매우 광활하다.
버스에서 내려 잠시 규조토 해변을 걸어보고 있는 우리 팀원들.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닮은 용트림 바위.
용트림 바위 전망대에서 본 풍경들.
대청도 소청도의 모습도 보인다.
용트림바위 전망대 인증샷. 이제 기운이 조금씩 돌아오는 느낌이었다.
단체로--- 난 카메라맨
전망대 오르내리는 계단옆에 해당화꽃 열매가 마치 방울토마토처럼 열려 있다.
높이가 6.3m로 국내에서 제일 크다고 알려진 연화리 무궁화나무.
중화동교회로 올라가다보면 계단옆에 위치하고 있다.
중화동 교회.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세워진 장로교회라고 한다.
수령 150년의 팽나무
다음으로는 천안함위령비를 찾았는데 우리고장 출신의 민평기 상사의 모습도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위령비앞에 헌화하고 있는 동료직원들. 국화꽃은 입구 가게에서 한송이에 2천원씩 판매한다.
콩돌해변. 이 역시도 천연기념물 392호로 지정되어 있다.
모래사장보다는 몸에 달라붙는 이물질이 없어서 좋을 것 같다. 자갈파도 소리도 일품이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으로 해병대 오피를 찾아 안보교육을 받았다.
백령도에서는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오피는 바로 북한의 장산곶과 마주하고 있다.
교육후 지정된 장소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원래 지정된 곳 외에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지만 노을이 너무 아름다워 양해를 구하고 한 장 찍었다.
2일째 일정을 마치고 두무진 근처 어느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이 꽃게찜을 먹고 있는 중이면 꽃게탕이 끓어 바로 식사를 할 수 있다. 나도 탕에 있는 꽃게까지 합치면
두마리 반이나 먹었다. 배에 알이 가득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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