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의 요모조모

명사 박상진 교수님과 함께하는 백제역사문화탐방

서해안 나그네 2013. 6. 30. 14:25

 6월 29일.  부여군이 주최하고 부여문화원이 주관하는

명사와 함께하는 백제역사문화탐방  3번째 강사로  우리나라 나무 문화재 연구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인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님이 초빙되었다. 

 

교수님께서는 이미 3년째 초청 강사로 오셨지만 나는 박사님의 프로그램에는

처음 참석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최근 과음에 따른 피곤함과 무더운 날씨가 예상되어

자꾸만 망설여지는 마음을 어렵게 뿌리치고  하루 일정을 따라 나섰다.

 

 

 첫 번째 답사 코스로 능산리 고분군을 찾았다.  교수님께서  참여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계시다.

자기 남편도  교수님처럼 나이를 먹어갔으면 좋겠다던 이팀장의 말이 생각나 유심히 뵈었는데

역시 인품을 겸비한 학자답게 곱게 나이를 드신 모습에 호감이 갔다.

 

 유홍준 교수님처럼  순식간에 접수가 마감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전국에서

답사에 참여 해 주셨다.  아마도 60명 정도는 될 것 같았다.

 

 부여 능산리 사지(사적 제434호)

부여 능산리 고분군과 동나성 사이 능뫼골에 위치한 백제시대의 절터로

 이곳에서 그 유명한 백제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와 창왕명석조사리감(국보 제288호)이 출토되었다.

현재 나성의 발굴 복원사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고분군 입구에 있는 회화나무와 쉬나무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계시다.

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곳에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간직한 나무들이 있었다니---

 

 

 

옛날 사람들은 이 쉬나무의 열매 기름으로 등잔불을 켜기도 했다고 한다.

 

회화나무.  평소에는 일본사람들이 기념식수로 심어놓은 반송들만 쳐다보고 다녔는데

오늘 이후로 보는 눈이 달라질 것 같다.

 

교수님의 설명을 듣고나면 그저 평범한 정원수에 불과하던 나무들이 이야기 가득한

모델이 되기도 한다.  능산리 고분군의 자귀나무.

 

 

 

 

 

능산리고분군 소나무 숲에서 설명을 듣고있다.

박상진 교수님의 답사는 나무 이야기와 문화유산에 대한 해설을 같이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나무에 대한 이야기는 교수님께서, 문화유산에 대한 해설은 김국장님께서  해 주셨다.

 

능산리고분군 답사를 마치고 다음 목적지로 가기 위하여 고분군을 나서고 있다.

해설을 들은 참가자들이 나무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기록 남기기에 분주하다.

 

 

두 번째 답사지인 궁남지.   활짝 핀 연꽃의 모습에 모두들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럴 땐 부여에 산다는 자부심이 은근하게 일어난다.

 

 

 

포룡정에 둘러앉아  해설을 듣고 있는 참가자들.  왕버들에 대한 얘기는 나도 잘 기억 해 두었다가

써먹어야지--

 

궁남지 연못 분수대 위에 남생이 두마리가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내 카메라로는 잘 당겨지지 않아 모습이 선명하지 못하다.

 

7월 18일~21일까지 개최되는 제11회 부여서동연꽃축제를 앞두고 수상무대며 객석이 한 창 준비중이다.

나는 다른 부서로 떠나와서 이렇게 답사도 다니는 여유를 가지고 있지만  얼굴이 까맣게 탄 최주사를

만나니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  쉬지도 못하고 언제나 고생을 많이하고 있다. 

 

궁남지에는 다종의 어류들이 많이 살고 있다.  주위에 약을 치지 않아서 그런지  궁남지는  여느 곳에서

볼 수 없는 동식물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

 

시원한 물줄기 소리만 들어도 더위가 가시는 듯.

 

궁남지는 지금 한창 관광 피크다.

 

아! 이렇게 무심할 수가.   우리 군청사에 이런 금송이 있었다니---

 

부여 시가지를 벗어나 규암 진변리에 있는 부여 동매를 찾았다.

 

부여동매(충남 문화재자료 122호)

 

동매란 매화나무의 꽃이 이른 봄에  피므로 매화의 별칭이기도 하지만 품종에 따라 유독 일찍 피는

매화를 특별히 동매 혹은 한매라고 한다.

 

이 매화나무는 조선중기의 문신 백강 이경여(1585~1657)선생이 심었다고 알려진 나무다.

주로 인조 때 벼슬살이를 한 선생은 청나라를 인정하지 않고 명나라를 존중해야 한다는 대표적인

배청친명파 선비였다.  말년에 그는 이곳에 낙향하여 지내다가 부산서원에 배향되었다.

 

세 차례에 걸쳐 청나라를 다녀왔는데 1644년 사은사로 청나라에 갔다가 심양에 억류되었던 시절과

매화나무와 관련이 있다.

 

11대손인 이양수씨의 증언에 의하면 백강선생이 심양에서 억류생활을 하던 중 추운 겨울의

눈발 속에 꽃이 핀 매화나무를 보고 감시하던 간수를 매수하여 나무를 파내어 가져왔다고 한다.

3그루를 가져 와 심었으나 한 그루만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12월 말경에 꽃이 피고 다시 2월 말경에 한 번 더 피는 희귀한 매화였으며 향이 강하여 백마강가까지 매화향이

진동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매화 나무로는 유일하게 천연기념물 105호로 지정되어

사랑을 받아 왔으나 1946(혹은 1942?)에 나무가 죽어 버렸다.  죽은 원인은 일본사람들이

삽목을 하느라 가지를 너무 많이 자른 탓, 배수가 나빠 뿌리가 썩어 죽었다는 설, 불이나서 타 죽었다는 설 등이

있다.

 

매화나무가 죽은 후 마침 마을에 휘묻이로 키우고 있던 아들 나무가 있어서 옮겨 심었다.

안타깝게 이 나무도 1985년에 죽어버리고 지금의 나무는 그 이후 새로 심었다고 한다.

제법 큰 나무를 심었다고 보면 생물학적 나이는 약 40여 년이 된다. 그러나 지금의 매화는 동매와는 달리

꽃은 대체로 3월 중순경에 피며 백매 홀꽃이다.

 

한편 인접한 규암면 신성리에는 동매의 직접 자손이라고 알려진 100여년 남짓한 백매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답사 교재내용 발췌-

 

 

 

 

 

 

부여 동매를 답사하고 바로 진변리 회관 옆에 있는 쉼터에서 나머지 해설을 더 듣고 있다.

 

 

 

역시 유홍준 교수님의 답사 때와 마찬가지로 무량사 사하촌에서 점심을 먹고 무량사 답사로 이어졌다.

무량사 일주문을 지나면 이런 정자가 있는데 이곳에서 한 참 동안 해설을 해 주셨다.

 

무량사 계곡에는 아직도 산딸나무꽃이 남아 있었다.

저 꽃의 십자가 모양과 예수님께서 매달리셨던 십자가가 이 산딸나무 종류와 관련이 있어

기독교 신자들이 이 나무를 특히 좋아한다는 얘기를 처음 알게 되었다.

 

무량사 입구의 서어나무.  숲을 자연상태로 마냥 놔두면 이 서어나무와 참나무 등 세종류 정도가 강세를 하게  된단다.

 

부여군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무량사

 

답사때마다 늘 앉는자리.  유홍준 교수님은 이곳에서 김시습의 일대기와 무량사에 대해서,

박상진 교수님은 이 느티나무에 대한 말씀을 하신다는 게 좀 다르다.

 

무량사 영산전 앞에서 반송과 배롱나무, 일본 목련나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답사내내 나무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이렇게 많은가 하는 생각에 호감을 갖게 되었다.

교수님의 저서를 빨리 구독해봐야 하겠다.

 

무량사를 그렇게 많이 오가며 한 번도 눈치채지 못했던 연리목.

교수님께서 발길을 멈추고 설명을 하지 않았다면 또 그렇게 모르고

지나칠 일이었다.

 

연리목 뒷면의 모습

 

경내 한켠에 음악소리가 나길래 봤더니 노인분들께서 행사를 하고 계셨다.

부여한글학교  학생들이 현장학습 및 체험학습을 하고 있었다.  부여방송의 민병희 대표가 앞에서 수고를

하고 계시다.

 

명사 답사때면 늘 들르는 곳, 부여 반교마을의 호두나무.

 

개복숭아도 무르 커가고--

 

정년퇴임하시면 5촌2도 하신다는 유홍준 교수님의 자택 건축장면.

 

휴휴당 앞마당에 보리수가 발갛게 익었다.

 

휴홍준 교수님의 집무실 휴휴당

 

 

 

휴휴당 마당가에 세워져 있는 정자.

 

정자내 현판들

 

 

 

 

천연기념물 320호인 부여군 내산면 주암리 은행나무

 

 

 

 

 

구 국립부여박물관. 김수근 선생의 작품으로 왜색논란이 일었던 유명한 건물이다.

 

오늘 답사의 마지막 코스인 부여 객사에 앉아 이곳에 심겨져 있는 나무들에 대해서 강의를 들었다.

이곳에 없어도 될 나무들이 많다는 사실을 공무원으로서 가슴깊게 새겼다.

 

부여객사 앞의 반송

 

 

 

후박나무인줄 잘 못 알았던 일본목련나무.

 

동헌 앞마당에 심어져 있는 잣나무

 

잣나무의 수종이 다양하지만 이렇게 열매를 맺는 것은 우리고유의 수종뿐이라고--

 

동헌 옆의 팽나무. 교수님께서는 나무가 나이를 먹어가는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이 바로

이 팽나무라고 하셨다. 그만큼  사람의 인위적인 손길이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동헌 마루에 앉아 마지막 해설과 작별 인사를 나누는 답사객들

 

다음을 악속하며  버스를 향해 마지막 발길을 돌리는 참가자들.

 

 피곤함과 더위를 핑계로 참석하지 않았다면 많이많이 후회했을

뜻깊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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