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수집
신동엽 서사시 금강 제 2 장
서해안 나그네
2024. 9. 17. 23:30
짚신 신고
수운은, 3천리
걸었다.
1824년
경상도 땅에서 나
열여섯 때 부모 여의고
떠난 고향.
수도 길
터지는 입술
갈라지는 발바닥
헤어진 무릎.
20년을 걸으면서,
수운은 보았다.
팔도강산 딩군 굶주림
학대,
질병,
양반에게 소처럼 끌려다니는 농노.
학정
뼈만 앙상한 이왕가의 석양.
2천년 전
불비 쏟아지는 이스라엘 땅에선
선지자 하나이 나타나
여문 과일 한가운델
왜 못박히었을까.
3천년 전
히말라야 기슭
보리수나무 투명한 잎사귀 그늘 아래에선
너무 일찍 핀
인류화 한 송이가
서러워하고 있었다.
1860년 4월 5일
기름 흐르는 신록의 감나무 그늘 아래서
수운은,
하늘을 봤다.
바위 찍은 감격, 영원의
빛나는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