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수집

신동엽 서사시 금강 제1장

서해안 나그네 2024. 9. 16. 23:23

 

반도는,

가는  곳마다

가뭄과  굶주림,

땅이  갈라지고  서당이  금갔다.

하늘과  땅을

후비는  흙먼지.

 

1862년

전봉준이  여덟살  되던  해

경상도  진주에서

큰  농민반란이  일어났다.

 

세금,

이불채  부엌세간  초가집

다  팔아도  감당할  수  없는

세미,  군포,

마을  사람들은  지리산  속  들어가

화전민  됐지.

 

관리들은  버릇처럼  또

도망간  사람들  몫까지

이징,  족징했다.

총칼  앞세운  진주병사

백낙신.

 

3천의

농민들이  대창  들고  관청에  몰려와

병사  내쫓고  아전  죽이고

노비문서  불살라버렸다.

 

정부는  병사를  잡아

더  좋은  기름고을  벼슬을  주고,

다음해,  윷놀이가  한창인  정월  대보름날

진주농민  마흔일곱  명을  묶어

교수했다.

 

1871년

경상도  문경에서

농민군  2천  명이

동학교도  이필의  지휘로

관아를  습격,  죄수들을  석방하고

노비문서  불사르고  창고를  때려부숴

쌀을  꺼내다가  농민에게  나눠줬다.

 

황해도,

평안도,

이곳  저곳에서

농민반란은  터졌다.

마치  연주창처럼

걷잡을  수  없이,  팔도강산  이곳저곳에서

잇달아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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